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칠레 정부는 수도 산티아고와 그 밖에 4개 주요 도시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반(反)정부 감정이 고조된 시민들이 거리 곳곳에 불을 지르고 건물과 기물을 파손하는 등 과격한 시위로 인명 피해가 속하고 있는 탓이다. 산티아고에서는 슈퍼마켓 방화 사건으로 최소 3명이 사망했으며, 이날 의류 창고 화재로 5명이 숨졌다. 행인 1명은 경찰차에 치여 숨졌다.
칠레 시위는 지난 6일 정부의 지하철 요금 인상으로 촉발됐다. 전날 세바스티안 피녜라 대통령이 요금 인상을 철회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성난 민심을 달래진 못했다.
정부가 군을 동원해 시위를 강경 진압하는 데 대한 반감도 쌓였다. 실제 동원된 9000명 이상의 군인 병력과 정부를 규탄하는 시민들이 대치하며 칠레 곳곳은 전시 상황을 연출하고 있다. 전날에는 슈퍼마켓을 약탈하려는 이들을 진압하기 위해 군인이 쏜 총격에 2명이 부상을 당하기도 했다.
시위로 인해 도시 곳곳은 사실상 마비된 상태다.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 운행이 중단된 데 이어 여객기 운항마저 중단됐다. 이 가운데 21일에도 시위대의 총파업이 예고돼 피해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