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테크인사이드] ⑯ 쿠팡·이베이 제친 네이버쇼핑 경쟁력은

2019-10-1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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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구글-아마존 장점 모두 갖춰... '데이터 커머스' 가능

월 3000만명 이용자 데이터, AI로 분석해 맞춤 상품 추천

지난 9월 국내 온라인 서비스 중 가장 많은 결제가 발생한 기업은 어디일까.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이 이끄는 비전펀드가 대규모 투자한 쿠팡도, 옥션과 G마켓을 운영하는 이베이코리아도, SK텔레콤 자회사 11번가도 아닌 바로 네이버다.

앱·리테일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주요 인터넷 서비스에서 신용카드, 체크카드, 계좌이체, 휴대폰 소액결제로 결제한 금액을 표본 조사한 결과, 네이버에서 1조9483억원이 결제된 것으로 추정했다. 쿠팡(1조4945억원), 이베이코리아(1조4655억원)보다 5000억원 가량 높다.

네이버가 ‘온라인 쇼핑’하면 거론되는 주요 기업들을 제치면서 ‘커머스(전자상거래)’를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삼겠다던 공언이 허투루 한 말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 셈이다. 실제로 한성숙 네이버 대표는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커머스를 글로벌 성장 동력으로 삼아 3년 내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네이버의 경쟁력은 월 3000만명에 달하는 포털 네이버의 이용자(모바일 앱 기준) 수와 그로부터 발생하는 데이터, 인공지능(AI) 기술이다. 네이버는 AI 기술과 데이터를 접목해 판매자와 이용자를 연결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특히 AI 상품 추천 기능인 에이아이템즈(AiTEMS)는 매년 기술이 고도화되고 있다. 실제로 올해 2분기 기준 AI가 추천한 상품의 클릭수가 지난해 대비 15% 이상 증가했다고 네이버는 설명했다.
 

네이버 에이아이템즈 시스템 구조[사진=네이버]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네이버는 구글과 아마존의 경쟁력을 동시에 보유하고 있다”며 “판매자와 이용자가 동시에 증가하면서 상품, 판매, 이용자, 사용 후기 등의 데이터가 지속적으로 축적돼 데이터의 양과 질이 동시에 개선될 것이고 ‘데이터 커머스’로서의 차별성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라고 평가했다.

네이버는 2017년 8월 에이아이템즈를 처음 도입했다. 당시 네이버쇼핑 플랫폼엔 5억개 이상의 상품이 등록돼 있었으나, 실제 검색으로 노출되는 상품은 6%에 불과했다. 기존 검색 시스템은 일부 인기 있는 제품을 보여주는 경향이 높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이용자의 상품 검색 데이터를 분석해 추천해주는 방식이어서, 데이터가 쌓이지 않은 신규 이용자의 경우 상품을 추천할 수 없다는 한계도 있었다.

네이버는 더 다양한 상품들이 노출되는 방안을 고민하다 상품 특성과 이용자의 취향을 매칭하는 방식을 고안했다. 이 경우 인지도가 없는 상품일지라도, 이용자의 구매 이력에 따라 인기상품과 동일하게 추천 대상에 올라갔다.

에이아이템즈에는 AI 기반의 딥러닝 추천 모델이 적용됐다. 먼저 이용자의 상품 검색과 클릭, 구매 데이터를 종합해 취향을 파악한다. 이를 상품 데이터(상품명, 카테고리 등)와 매칭해 수억개의 상품을 수천개로 1차 분류한다. 이후 인공신경망 추천 모델을 적용해 수백개의 아이템으로 줄인다. 이 때 사용되는 인공신경망 추천 모델은 이용자와 상품 데이터 각각에 가중치를 매기고, 점수화해 이용자가 상품을 구매할 확률이 어느 정도인지 예측하는 ‘소비 예측 점수’를 도출한다. 최종 추천되는 상품은 이용자가 지갑을 열 확률이 가장 높은 제품들인 셈이다.

네이버의 궁극적인 목표는 이용자가 정보를 검색하고 콘텐츠를 소비하다가 자연스럽게 쇼핑-결제까지 하는 흐름을 구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부터 추진하고 있는 네이버 모바일 페이지 개편안에서 쇼핑 전용 탭인 ‘웨스트랩(West Lab)’을 신설, 쇼핑 콘텐츠와 관련한 여러 시도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유행 상품을 보여주는 ‘트렌드 나우(Trend Now)’와 인플루언서(영향력 있는 개인)의 패션을 모은 ‘셀렉티브(Selective)’ 등을 배치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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