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유틸리티차랑(SUV) 등 수익성 높은 차종이 회사의 주력 판매 모델로 자리 잡으면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된다. 작년 3분기 사상 최악의 실적을 내며 바닥을 찍은 이후 본격적인 ‘반등 신호’라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9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의 지난 3분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58.7% 증가한 1조363억원으로 조사됐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8% 늘어난 25조8427억원으로 예상된다.
기아차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도 같은 기간 각각 2.1%, 302.5% 증가한 14조3736억원, 4721억원으로 집계됐다.
현대·기아자동차의 지난 3분기 총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큰 변화가 없었다. 반면 SUV의 판매량은 크게 확대됐다.
현대차의 지난 3분기 판매량은 총 110만4825대로 작년 같은 기간 112만1226대 대비 1.5% 감소했다. 하지만 주요 시장인 미국 등에서 현대차는 SUV를 중심으로 호실적을 거뒀다. 현대차 미국 판매법인(HMA)에 따르면 지난 3분기 판매량은 총 17만7930대였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16만6653대보다 6.8% 늘어난 것이다.
특히 9월 한 달 현대차의 SUV 판매량은 총 2만7374대로, 1년 전보다 22% 늘었다. 전체 판매량 중 SUV가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53%에 달한다.
국내 시장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현대차의 9월 레저용 차량(RV) 내수 판매는 모두 1만9454대로 세단 판매량(1만7949대)보다 많았다. RV는 SUV와 밴형 차량(CDV), 왜건 등을 포괄하는 차종이다. 내수 시장에서 월간 기준으로 현대차의 RV 판매량이 세단을 넘어선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기아차의 성장도 SUV가 이끌었다. 기아차의 지난 3분기 판매량은 총 68만8989대로 작년 같은 기간 68만6971대에서 소폭 증가했다. '스포티지'가 9월에만 총 3만6679대 팔리며 해외 최대 판매 모델로 이름을 올리는 등 주력 SUV가 실적을 이끌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우호적인 환율 효과와 SUV의 선전 등에 힘입어 3분기 양호한 실적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며 “4분기에도 신차를 중심으로 성장 모멘텀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문수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환율 환경과 혼합개선이 현대·기아차 수익성 향상에 지속적으로 기여하고 있다"며 “4분기에도 미국 손익 회복, 신차 출시에 따른 부진지역 회복이 이뤄지면 수익성 회복이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