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짝 반등했는데...추석 효과 크고 대외여건 개선 오리무중

2019-09-30 16:10
  • 글자크기 설정

8월 생산·소비·투자 동반 상승...소비 8년여만에 최대폭 증가

대외여건 변수 많아 경기선행지수 2009년 3월 이후 가장 낮아

8월 생산·소비·투자 등 경기 3대 지표가 5개월 만에 모두 전월보다 늘었다. 소비는 8년 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이런 지표 호조에 경기 반등 기대감도 있다. 그러나 앞으로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표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 경기 반등은 섣부른 지적이 많다.

30일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 산업 생산은 전월 대비 0.5% 증가했다. 이른 추석 효과로 소매 판매는 3.9% 늘어 8년 7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했다. 설비투자(1.9%)와 건설투자(0.3%)도 각각 늘었다. 반도체 생산도 신규 스마트폰 판매가 호조를 보이면서 전월 대비 0.2% 늘었다.

연이은 경기 비관론 속에서 이번 산업지표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생산·소비·투자 등 경기 3대 지표가 5개월에 반등했고, 무엇보다 소비 증가세가 8년여 만에 최대 폭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무엇보다 8월 산업활동과 소비 부문의 지표 개선이 이른 추석 효과에 따른 것으로 해석하기 때문이다. 반도체 경기가 회복세로 전환하고 수출과 투자가 증가세로 돌아서기까지는 경기 회복을 낙관하기 힘들다고 본다.

실제로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27일 일린 기자단 워크숍에서 "수출과 투자 부진의 주된 원인은 반도체 경기가 좀처럼 회복하지 못한 것"이라며 "반도체 경기가 회복 시기에 진입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관세청 통계를 보더라도 쉽게 알 수 있다. 지난달 1~20일 수출은 285억달러를 기록해 1년 전 같은 기간 대비 21.8%나 줄었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수출 실적은 일평균 21억1000만달러로 지난해 10월 이후 최고 수준이라고는 하지만, 추석 연휴 이후의 수치까지 고려하면 아직 섣부른 기대로 평가한다.

이렇다 보니 경기 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8.3으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떨어져 4개월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이 지표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었던 2009년 3월(97.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9월 3대 지표가 반짝 상승하긴 했으나, 여전히 전반적인 경기 상황에 대해선 여전히 어둡게 보고 있다는 방증이다.

김보경 통계청 산업동향과장도 이날 "전반적으로 경기가 좋아지려면 수출이나 대외여건이 개선돼야 하는데, 뚜렷한 개선세가 나타나지 않아 경기가 상승세로 돌아섰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도 "한국경제의 부진은 여러 지표를 통해 경고된 상황에서 경기 반등이 곧바로 나타나기보다는 현 경제 상황에서 정부나 민관에서 손 쓸 수 있는 것부터 해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에는 국내 일본 기업 압류 자산의 현금화 조치 여부가 결정돼 한·일 관계의 분수령이 될 것이고, 3개월 앞으로 다가온 300인 미만 사업장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역시 시장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등을 미리 파악해 대책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업 경기 지표가 다소 개선됐으나, 전반적인 경기 회복을 판단하기에는 섣부르다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 [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공유하기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