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증시는 미·중 무역전쟁과 중국의 성장둔화 여파로 한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다. 대표지수인 MSCI신흥시장지수는 지난 4월 중순 고점에서 8%가량 추락한 상태다.
투자자들은 그러나 신흥국 증시가 곧 위험회피 성향에서 벗어나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으로 기대한다. 신흥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적극적인 재정·통화부양정책 등이 글로벌 자금의 신흥시장 복귀를 자극할 것이라는 전망에서다.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BofAML)가 내는 신흥시장 및 아시아(일본 제외)지역 증시에 대한 투자심리 지표는 여전히 시장의 공포를 반영하는 '패닉존'에 있지만, 과거 사례로 보면 이는 오히려 희소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표가 이 수준까지 떨어진 뒤에는 1년에 걸쳐 아시아 증시(MSCI아시아지수)가 플러스 수익률을 나타내는 게 보통이었다는 것이다.
신흥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경기부양 노력도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북돋는다.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등 주요국 중앙은행이 최근 2개월 새 일제히 기준금리를 내렸다. 인도는 지난주 200억 달러 규모의 법인세 감세를 단행했다. 닉 페인 메리언글로벌인베스터스 글로벌 신흥시장 부문 책임자는 이에 더해 중국도 연말까지 경기부양 규모를 확대할 공산이 크다고 봤다.
이같은 기대감에 힘입어 싱가포르 투자은행 유나이티드오버시스뱅크는 지난주 신흥국 증시에 대해 비중확대 의견을 냈다. 이 은행은 특히 중국의 금리개혁에 큰 기대를 걸었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의 이강 총재는 다만 금융 리스크(위험)를 키우는 대규모 부양을 서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블룸버그는 다음달 재개되는 미·중 장관급 무역협상이 신흥국 증시 향방에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봤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26일(현지시간)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회담이 다음달 10~1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