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작가는 26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문화체육관광부 해외홍보문화원의 해외언론인 초청 사업 일환으로 방한한 해외 기자들과 만나 “토요일에 열리는 조국 법무부 장관 지지 집회에도 참여할 것”이라며 “독재정권 30년 동안 검찰의 강력한 힘을 허용했지만 이제 청산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국 사태가 터지지 않았으면 ‘천년의 질문’ 판매가 100만부를 넘었을 텐데 폭탄이 터져 타격이 크다”면서 “출판계 전체가 영향을 받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해외언론인초청사업에는 7개국 13명의 기자들이 참여해 25일부터 30일까지 일정으로 방한했다. 방한 초청 주제는 ‘한류’다.
한국은 기술 수준이 높은 대단한 나라로 어떻게 미래를 지향하고 있느냐는 주제 호밀두 브라질 EBC 기자의 질문에 조 작가는 “한국 사람들은 복잡한 역사 상황을 통해 지적 수준이 높으나 정답이 있는 듯하면서도 없다. 대한민국 70년 절반은 독재정권 치하에 있었고 해방이 되고 친일청산을 못해 복잡한 상황에서 짧은 기간 경제 발전을 하면서 민주화도 이룬 무서운 나라”라며 “이전 역사를 단순하게 보지 말고 복잡한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과 교류 중인 작가가 있느냐, 통일을 도모하는가”라는 호르헤 미겔 스페인 엘 문도지 기자의 질문에 그는 “대한민국은 1민족 2국가로 통일을 이루고 교류하고 싶지만 정치가 풀리지 않고 있다. 같은 문자를 쓰지만 교류가 중단된 비극을 겪어 큰 상처가 있다”며 “문재인 정권이 남북 공동번영을 통해 발전하고 통일을 향해 가려는 문을 열려고 하는데 찬성한다”고 밝혔다.
교포인 서보영 호주 파이낸셜리뷰 기자는 우리나라의 불평등에 대해 질문했다.
조 작가는 “한국은 GDP 3만2000달러이고 수출 10위권으로 엄청난 경쟁력이 있다. 유럽은 3만 달러대에 복지시스템을 마련했지만 우리나라는 경쟁력 있는 기업을 만들어야 해 국민들이 참아왔다. 기업들이 정치와 결탁해 국민을 배신하고 분배 문제를 말하지 않고 있어 ‘천년의 질문’을 썼다”며 “경제력은 큰데 30대 기업이 부의 60.5%를 차지하고 있어 빈부격차가 크다. 한국의 지니계수가 위험하다는 경고가 5년 전에 나왔는데 점점 악화되고 있다. 30대 재벌의 비정규직이 43%에 달하고 심한 기업의 경우 50%가 넘을 정도로, 똑 같은 일을 하고도 월급이 다르다. 국회 통계에 따르면 대기업 사내유보금이 5개월 전 950조원에 달하고 아마 지금은 1000조원이 넘을 것이다. 국민의 75%는 빈민이라 여길 정도로 빈부격차가 크다. 경제민주화가 필요하고 재벌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브라질 REDE TV의 파비아나 기자는 “한국사람은 행복한가”라고 물었다.
조 작가는 “아리스토텔레스가 '왜 사는가'라고 질문하면서 '행복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지금도 변함 없이 지배- 피지배 구조지만 한국의 미래는 밝고 올바른 길을 가려 노력한다. 세계 오디오북에 내 소설이 오르면 프랑스, 호주에서 문자가 올 정도로 세계가 고립을 벗어나 서로 감시하고 있어 정의로운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지혜가 모아지면 복잡한 문제들이 맑은 물을 찾아 오르는 물고기처럼 좋은 쪽으로 갈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도 홍 비엣 베트남 VTV6 부실장의 “행복한 삶, 성공한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조 작가는 “나는 태백산맥 10권, 아리랑 12권, 한강 10권 등 대하소설 3권을 쓴 바보로 20년에 걸쳐 썼다. 한강을 쓰기 위해 베트남을 취재했는데 작가로서 미안하다. 원죄가 많다. 한국군이 베트남전 당시 베트남인들을 죽이려 한 것이 아니라 경제발전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해 그런 것이다. 작가로서는 열 번, 백 번 미안하다. 최근 베트남에 정부가 공식적으로 사과를 못했는데 앞으로 사과하게 될 것이다. 언제 번역될지 모르지만 많이 이해하게 될 것”이라며 “성공한 삶에 대한 규정은 어렵고 기준이 모호하다. 자기만족이고, 직업에 보람이 있었는지, 죽을 때 후회가 적은지 등을 따져야 한다. 나는 이렇게 될지 몰랐다. 부끄러운 작가가 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서보영 기자가 일본과 중국과의 역사적인 일이 미래 정치에 얼마나 중요한가라고 질문하자, 조 작가는 “20세기는 유럽 국가들이 식민지배를 확장하던 시기로, 일본이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침략했다. 한국은 931회 침략을 받았고 그중 80%가 중국, 20%가 일본이다. 중국은 독립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했기에 반감이 크지 않지만 일본은 36년간의 지배에서 폭압과 유린으로 일관했기에 원수가 됐다”며 “소설 아리랑은 일제 36년이 앞으로 360년간 정체성이 돼야 한다는 뜻에서 썼다. 독일처럼 사과하면 될 텐데 일본은 사과하지 않는다. 용서할 준비가 우리나라는 돼 있지만 일본이 자존심을 짓밟고 있어 못한다. 저런 태도를 유지하면 어렵다. 일본의 한 작가는 피해 입은 쪽이 그만하라고 할 때까지 사과를 해야 한다고 했다”고 밝혔다.
파트리시아 콜레스니코브 기자의 “한국은 자본주의 모범이다. 성 소수자 문제 등 한국인은 얼마나 권리를 누리는가”라는 질문에 조 작가는 “한국사람이 자본주의적인 것이 아니고 인간이 자본주의적이지만 자본주의가 잘못돼 고치려 하고 있다. 한국은 대통령을 욕해도 되는 세계 제일의 언론 국가가 됐다”며 “성 소수자 문제도 대로상 시위가 허용될 정도로 괜찮은 편으로 걱정 안 해도 된다”고 설명했다.
조 작가는 세계에 전하는 메시지는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어느 시대나 작가는 진실, 정의를 추구한다. 작가를 선택할 때 두 가지를 결심했다. 서러움과 아픔을 기록하겠다는 것과 보편적 인권을 존중하겠다는 것이었다”며 “이는 죽을 때까지 변하지 않을 것이고 11년 동안 조사를 받았는데 국가보안법을 무력화하는 계기가 돼 삶의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