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외무, 美 사우디 파병에 "군사충돌 가능성 있다"

2019-09-22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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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외무, 사우디 사태 개입설 부인..'전쟁 땐 이란 승리'

후티 반군, 사우디에 휴전 제안하고 이란의 후속 공격 경고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시설 피격 이후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에 추가 파병을 결정했다. 즉각적인 군사공격을 미룬 셈이지만, 이란은 중동지역에서 군사충돌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무함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22일(현지시간) 방영 예정인 CBS 인터뷰에서 "전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확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우리가 전쟁을 새로 시작하지 않으리라고 확신한다. 그러나 전쟁을 시작한 쪽과 전쟁을 끝내는 쪽이 같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란이 먼저 전쟁을 시작하지 않겠지만 전쟁이 일어날 경우 결국 이란이 승자가 될 것이라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터뷰 발언은 미국이 사우디 방어력 강화를 위한 추가 파병과 이란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결정한 뒤 나온 것이다. 사우디 석유시설 공격에 후티 반군이 배후를 자처했지만 미국과 사우디는 이란이 개입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때 "장전이 완료됐다"며 전쟁 불사 의지를 내비쳤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20일 다른 대응 조치를 발표했다.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하고, 사우디에 대한 군사적 방어를 강화하는 게 골자였다. 사우디 방공망을 강화하기 위해 사우디와 UAE에 미군 병력과 군사장비를 추가로 배치하고, 이란 혁명수비대나 테러에 자금이 유입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이란의 중앙은행과 국부펀드에 대한 제재를 단행키로 한 것이다.

미국이 사실상 이란과 물리적 충돌을 피하려는 쪽으로 기조를 잡은 것으로 풀이됐지만, 자리프 장관은 "미국의 가식"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미국이 이 문제를 처리하는 데 완전히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는 이란이 아무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편견없는 조사를 진행한다면 누구라도 그런 결론에 도달할 것"이라며 재차 사우디 공격 개입설을 부인했다.

이런 가운데 후티 반군은 이란이 사우디에 대한 후속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경고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 보도했다. 신문은 후티 반군의 주장은 평소 신빙성이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지만, 사우디와 미국 당국도 같은 내용의 정보를 입수했다고 전했다.

후티 반군은 앞선 20일 사우디에 전면적 휴전을 제안하기도 했다. 예멘 반군 지도조직 최고정치위원회(SPC)의 마흐디 알마샤트 의장은 반군이 운영하는 알마시라방송을 통해 "우리는 사우디 영토에 대한 무인기, 미사일 등 모든 종류의 공격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사우디가 우리의 조처와 비슷한, 또는 더 높은 수준으로 호응하기를 기다리겠다"라며 "사우디가 예멘 영토에 대한 모든 종류의 공습을 멈추기 바란다"고 제안했다.

예멘 내전이 본격화한 2015년 3월 이후 예멘 지도부가 전면적인 휴전을 먼저 제안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실제 휴전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고 외신들은 지적했다. 

 

[그래픽=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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