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을 중시하는 소비 추세에 따라 고열량 간식의 대명사 ‘아이스크림’도 저열량, 유기농 위주로 바뀌고 있다. 이 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글로벌 디저트 브랜드들은 국내 진출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미국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앤제리스(Ben&Jerry’s)’는 19일 서울 연남동에 팝업매장 ‘벤앤제리스 하우스(Ben&Jerry’s House)’를 열고, 프리미엄보다 한 단계 높은 ‘수퍼 프리미엄; 브랜드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벤엔제리스는 2010년 생활용품 수입사인 유니레버의 자회사로 인수됐다. 미국과 영국, 스페인, 호주, 프랑스 등 전 세계 40개국에서 제품을 판매 중이다. 한 통에 475㎖ 용량인 파인트 기준 북미시장 1위다.
한국은 벤엔제리스의 41번째 해외 진출 국가다.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에 이어 5번째다. 당초 한국 공식 진출은 오는 10월 발표할 예정이었다. 이에 앞서 지난 8월1일 편의점 GS25 일부 매장에서 제품을 먼저 선보인 후, 소비자 호응이 높아 시기를 앞당겼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국내 편의점 가운데 가장 먼저 벤엔제리스를 선보인 GS25는 무려 2년간 브랜드 유치에 공을 들였다. 현재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유통채널 GS25 14곳, GS슈퍼마켓 8곳에서 벤엔제리스 아이스크림을 맛볼 수 있다.
편의점 기준 판매가는 120㎖ 작은 컵 4600원, 이보다 4배 큰 파인트는 1만1600원이다. 고급 원재료만을 고집하는 것으로 알려진 ‘하겐다즈’, ‘나뚜루’ 등과 비슷한 가격대다.
벤엔제리스는 앞으로 유통채널 확대에 힘쓴다. GS25 뿐만 아니라 다른 편의점까지 판매경로를 넓힌다. 연남동 팝업매장은 오는 20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약 한 달간 연다.
또 서울 강남에 배달 전문 매장 ‘선릉DV’점을 열었다.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 등 배달전문 모바일 앱에 접속해 벤엔제리스를 검색하면 전용 메뉴를 주문할 수 있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단품과 달리, 쉐이크와 밀푀유 케이크 등 한국에서만 파는 디저트 메뉴를 맛볼 수 있다. 최소 주문금액은 1만5000원이다.
오는 2020년 4월경에는 서울에 벤앤제리스 전문 판매점인 ‘스쿱숍’을 낸다. 스쿱숍에서도 배달용 디저트 메뉴를 판매할지는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 개장일 당일 매장 방문객에게 무료로 아이스크림 콘을 증정하는 ‘프리 콘 데이(Free Cone Day)’ 행사를 할 계획이다.
칼리 스와익 벤앤제리스 아시아 및 뉴마켓 총괄은 “한국에서도 이미 벤앤제리스에 친숙한 소비자가 많은 것 같다.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는 한국 시장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고급 아이스크림 경쟁이 치열한 탓에 벤엔제리스 성공 여부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아이스크림 배달은 국내 소비자에게 친숙한 베스킨라빈스가 시장을 선점한 상태다. 오프라인 매장은 하겐다즈와 나뚜루 외에도 신세계푸드가 수입하는 미국 유기농 아이스크림 ‘쓰리트윈즈’, 남양유업 ‘백미당’ 등이 있다. 해태제과는 2008년 인수한 이탈리아 아이스크림 ‘빨라쪼’의 프리미엄 브랜드 ‘지파시(G.FASSI)’를 필두로 수익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벤엔제리스의 모회사인 유니레버는 2018년 영국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매그넘’을 국내 들여왔다. ‘맘스터치’를 운영하는 해마로푸드서비스는 정현식 회장의 주도로 유니레버의 매그넘 아이스크림 커스텀 카페 프랜차이즈 ‘카펨’ 사업을 추진하다가 지난해 말 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