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스웨덴 사서들의 주도로 시작된 ‘예테보리도서전’은 현재 40여개국, 800여개사가 참여하고 8만5000 명이 방문하는 북유럽 최대 규모 문화 행사다. 세미나 300여개가 진행되는 교육적‧학술적 성격이 강한 도서전인 이 행사에서는 올해 ‘대한민국’, ‘양성 평등’, ‘미디어와 정보 해독력’ 등, 3가지 주제에 맞춰 작가와 전문가가 참여하는 세미나가 열린다. 문학, 번역, 만화, 판타지, 인문학, 과학, 경영, 어린이, 건강 등 20개 주제별 무대도 마련된다.
주빈국관(171㎡)에서는 ‘인간과 인간성’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전시와 세미나, 작가 행사, 문화 행사 등이 개최된다. ‘우리는 모두 운명의 경사에 놓인 불편한 의자에 앉아 있는 존재들이다’라는 주빈국관 설계자(건축가 함성호)의 말처럼 전시장 바닥은 평평하지 않고 정면을 향해 기울어져 있고, 이 공간에 66개(‘6’은 플라톤 입체에서 흙을 상징하며 흙으로 만들어진 인간이자 땅 위에서 사는 인간을 상징)의 의자를 놓아 도서를 전시한다.
주빈국관 전시 도서 131종 중 77종은 ‘인간과 인간성’이라는 주제 아래 ‘사회역사적 트라우마’, ‘국가폭력’, ‘난민과 휴머니즘’, ‘기술문명과 포스트휴먼’, ‘젠더와 노동’, ‘시간의 공동체’ 등 6개의 소주제에 맞춰 전시한다. ‘미래에서 온 사람들-그림책과 어린이’를 주제로 한 그림책 54종은 ‘나에 대한 탐구’, ‘헤어진 별들의 노래’, ‘사라진 엑스(X)를 위하여’, ‘미래의 일기장’, ‘한 사람의 삶’ 등으로 나눠 전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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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행사는 10개 주빈국 세미나(문학 6회, 비문학 4회)와 이벤트홀 작가행사, 한국 시인의 낭독 행사 등으로 이뤄진다.
문학 세미나에서는 ‘국가폭력과 문학’(현기영), ‘사회역사적 트라우마’(한강, 진은영), ‘난민과 휴머니즘’(조해진), ‘젠더와 노동문제’(김금희, 김숨), ‘정보기술(IT) 시대의 문학’(김언수), ‘시간의 공동체’(김행숙, 신용목) 등 6개 주제 아래 한국을 대표하는 소설가와 시인이 스웨덴의 작가, 평론가, 기자 등과 대담을 나눈다. 현기영, 김행숙, 진은영, 한강, 김언수, 김숨, 신용목, 조해진, 김금희 등 한국 문인 총 9명이 참가한다.
김행숙, 신용목, 진은영 시인은 스웨덴 작가세미나 시작 전에 초대 손님으로 시를 낭독하는 ‘게스트 낭독행사’와 ‘시를 위한 방’ 행사에도 참가한다. 참여 작가들은 현지 문학축제 행사와 사인회 등 북유럽의 독자와 출판 관계자들에게 한국문학을 알리는 기회를 마련할 예정이다.
비문학 세미나로는 한반도 평화(구갑우), 페미니즘(김금희, 김동식), 교육(김현경), 인간의 조건(이상헌, 천관율) 등을 주제로 한국과 스웨덴의 학자, 평론가, 기자 등이 대담을 나눈다. 주빈국관 내 이벤트홀에서는 참여 작가들과 그림책 작가인 이수지, 이명애와 김지은, 함성호 등 저자 17명이 현지 독자들과 만난다.
문화행사도 이어진다. 27일부터 29일까지 예테보리의 영화관에서는 문학작품을 원작으로 한 한국 영화 5편과 다큐멘터리 1편을 상영한다.
한국음식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누들로드’와 ‘푸드 오디세이’를 연출한 이욱정 감독(PD)은 요리 시연과 이야기쇼를 3회에 걸쳐 선보이고, 한국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세계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더튠’은 개막 공연을 한다.
문체부는 출판 산업의 해외 진출을 위해 해외도서전 주빈국 참가 외에도 해외 주요 도서전 한국관 참가, 기업 간 거래(B2B) 수출설명회, 수출상담 및 정보 제공, 수출용 홍보자료 번역 등을 지원한다.
예테보리도서전 공식 개막식 겸 주빈국 개막식은 26일 김용삼 문체부 제1차관, 스웨덴 문화부 아만다 린드 장관, 이정규 주스웨덴 한국대사, 윤철호 대한출판문화협회 회장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