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원 아들 ‘제1저자 등재 논란’에 의료계도 갑론을박

2019-09-18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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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조국 딸 사건과 달라"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아들 김모씨의 고교 시절 제1저자 등재 포스터 연구를 놓고 의료계의 갑론을박이 심화되고 있다. 정치색에 따라 양분된 의사들의 목소리는 극과 극이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나 원내대표의 아들 김씨가 윤형진 서울대의대 교수의 연구실 인턴 당시 수행한 포스터 연구를 놓고 의견이 분분하다. 쟁점은 다양하다. 포스터를 일반 논문과 똑같이 볼 수 없다는 주장, 포스터 역시 정식 논문과 같이 봐야 한다는 의견, 제1저자 이름을 올리고도 IRB(임상시험심사위원회) 승인을 받지 않은 점 등이다.

앞서 조국 법무부 장관의 딸이 고교생 신분으로 단국대의대 교수가 집필한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된 것을 두고,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등은 인정할 수 없다며 반발했다. 이를 승인했던 대한병리학회는 결국 논문을 취소했다.

그러나 이번에 도마에 오른 나 원내대표 아들 김씨의 포스터 발표를 두고 의협은 사뭇 다른 입장이다.

의협 관계자는 “포스터의 경우 정식 논문은 아니며 연구에 대한 중간과정”이라면서 “포스터 결과가 논문으로 이어지지 않고 중간에 버려지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터 역시 학문적 성과지만, 의학 논문은 치료 가이드라인의 바탕이 되는 만큼 매우 엄격히 심의한다”며 “포스터와 논문은 장르 자체가 다르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협은 정치색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입장임을 분명히 했다. 현재 최대집 의협 회장은 극우 성향의 인물로, 앞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반대, 석방요구 등을 해왔다.

의협 관계자는 “이번 사안을 두고 의협이 정치적이라 비판받지만, 엄연히 의학‧학술적 접근”이라며 “나 원내대표 아들이 조국 장관 딸과 같은 상황이라면 똑같이 대응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의료계 일각에선 의협과 정반대 입장도 만만찮다. 익명을 요구한 의사 A씨는 “해당 학술대회는 포스터로 분류되더라도 다른 연구물과 마찬가지로 논문 번호가 있다”며 “성격이 다르다지만, 고교생의 제1저자 등재가 타당한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제1저자 선정에는 전체 연구를 이해하고 결과를 도출할 의학적 지식이 필요한데, 나 원내대표 아들이 적합했냐는 지적이다. 그는 “나 원내대표가 동창인 윤 교수에게 연구를 부탁한 사실이 드러난 만큼 제1저자 등재에 대한 설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현재 페이스북 등 의료계 관련 SNS에도 공방전이 치열하다. 의료계 내 정치색에 따른 편 가르기가 우려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서울대병원은 윤형진 교수가 ‘IRB 미준수 제출 보고서’를 제출하면, 이에 따른 심의를 진행할 방침이다.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에 따르면, 인체 대상의 모든 실험‧연구의 경우 IRB의 승인이 있어야 하는데, 해당 포스터 연구는 IRB 승인을 받지 않았다. 이에 따라 해당 과학경진대회 주최 측 역시 나 원내대표 아들의 포스터 입상을 취소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의학회 학술위원회 관계자는 “원칙적으로 인체 대상 실험‧연구는 IRB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를 면제받으려면 위원회의 승인이 있어야 한다”며 “윤 교수가 이를 자율적으로 건너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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