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 속 국정공백 최소화를 위한 '여야정 국정안정협의체'가 시작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야당이 여야 대표가 참여하는 '최고수준 의사결정기구', 여당은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실무형 논의기구'를 각각 주장하면서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22일 오전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국정안정협의체는 반드시 양당 대표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우원식 국회의장이 함께하는 비상협의체로 만들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원내대표는 "일상적인 여야정 협의체라면 국회의장이 낄 자리가 없다"면서 "대통령 권한대행과 입법부 수장인 의장이 함께하면 양당 대표가 참석하는 게 격에 맞고 실질적 힘도 실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국회의장은 협의체를 처음 시작할 때는 양당 대표가 참석하고, 실무협의는 원내대표나 정책위의장 등이 참여해 주요 현안을 논의하면 되지 않겠냐고 제안한 바 있다"고 부연했다.
양측 기 싸움 핵심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 참여 여부다. 내년 초 '벚꽃 조기대선'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이 대표가 협의체를 통해 국정을 주도하는 모습이 연출될 경우에 발생할 여야 이해득실이 서로 다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르면 다음 주 초 공개될 국민의힘 차기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은 여전히 미궁 속이다. 당초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의 업무 부담과 정치적 리스크 분산을 위해 '투톱 체제'로 가닥을 잡는 분위기였지만, 다시 권 권한대행이 비대위원장을 겸임하는 '원톱 체제'가 힘을 얻는 기류다.
권 권한대행은 "많은 의원들이 저에게 '원톱'을 하는 게 낫지 않냐는 의견들을 전달한다"며 "원내대표는 의원 총의를 모아 뽑은 것인데, 비대위원장은 원내대표가 지명하는 것이라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는 것이 좋다는 의원들이 많다"고 소개했다.
다만 그는 자신이 실제 비대위원장을 겸임할지에 대해선 "발표를 보시면 알게 될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당 내부에서는 권영세·나경원·김기현·윤상현 의원 등 윤 대통령 탄핵에 부정적인 중진 의원들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된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이 쇄신보다 안정을 선택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와 비교하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은 당시의 두 배에 달한다"며 "시간을 끌어 탄핵 정국이 다소 잠잠해지고, 이재명 사법리스크가 재점화되면 여론 반전 여지가 있다고 판단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