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디스, 홍콩 신용전망 '안정적'→'부정적'...홍콩 정부 "근거 부족" 반발

2019-09-17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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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전망은 하향조정...신용등급은 'Aa2'로 유지

홍콩 시위 사태 장기화할 경우 등급 강등 경고

홍콩 정부 "근거 부족해...시위 영향 받지 않아"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법안(일명 송환법)에 반대하는 시위가 100일 넘게 이어지면서 경제적 타격을 둘러싼 우려도 고조되고 있다. 시위 장기화로 홍콩 경제가 사실상 마비되자 글로벌 신용평가사들도 잇따라 홍콩의 신용등급에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런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글로벌 신용평가사 무디스는 이날 홍콩의 신용등급 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다만 장기신용등급(IDR)은 기존의 'Aa2'로 유지했다. 

무디스의 가장 높은 등급인 ‘Aaa’는 미국 등 12개국, ‘Aa1’은 핀란드, 오스트리아 등 2개국에 부여됐다. 한국은 프랑스 등과 함께 홍콩과 같은 ‘Aa2’ 등급이다.
무디스는 이날 성명에서 "홍콩 정부의 송환법 공식 철회 결정에도 불구하고 반정부, 민주화 시위가 계속되면서 홍콩 경제가 나빠졌다"며 "홍콩 시위가 장기화할 경우 글로벌 경제에 해가 되고, 홍콩의 금융허브 매력이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다만 "홍콩은 강력한 재정 및 외부 완충장치들을 보유하고 있고, 정부 부채 부담도 최소 수준이며, 외환보유고가 충분하다"며 신용등급 유지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나 시위 사태가 지속되거나 정부가 취한 조치들이 홍콩의 중기적 경제 전망, 관리 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신용등급 강등 가능성을 내비쳤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의 격렬한 주말 도심 시위가 벌어진 15일 소방관들 옆에 불에 탄 중국 국기 오성홍기가 널부러져 있다. [사진=AP·연합뉴스]


앞서 또 다른 국제 신용평가사인 피치는 홍콩의 장기신용등급을 'AA+'에서 'AA'로 한 단계 낮추고,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매겼다. 신용등급 추가 강등 여지를 드러낸 셈이다. 피치가 홍콩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것은 영국이 지배하던 1995년 이후 24년 만에 처음이다. 피치는 "최근 수개월동안 지속된 갈등과 폭력이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를 시험하고 있다"며 등급 하향 이유를 밝혔다. 

홍콩 특별행정구 정부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전망 조정 조치를 뒷받침할 근거가 부족하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언론 신화통신의 인터넷판인 신화망(新華網)에 따르면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무디스의 평가는 사실적 근거가 없다"며 "홍콩의 핵심 경쟁력은 최근 사건의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찬 장관은 "최근 홍콩에서 일어난 시위가 큰 관심을 받고 있다"며 "홍콩 사태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홍콩의 금융시장, 은행시스템은 아직까지 대규모 자본 유출 없이 건전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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