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권거래소의 런던증권거래소 인수 무산에 대해 중국 관영 언론이 홍콩 시위 사태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시위 사태가 지속될 경우 아시아 금융허브로서의 위상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고 압박했다.
최근 홍콩거래소는 런던거래소 인수를 추진하며 366억 달러(약 43조7000억원)의 인수가를 제시했다.
이에 대해 런던거래소 이사회는 지난 13일(현지시간) 성명을 발표하며 홍콩거래소의 인수 제안을 거절했다.
런던거래소 측은 홍콩거래소의 지분 구조를 감안할 때 이번 거래가 순조롭게 이뤄질 지 의문이라며 인수가도 만족스럽지 않다고 밝혔다.
특히 "우리는 장기적으로 봤을 때 홍콩이 아시아 최고의 입지라고 여기지 않으며 중국에서 가장 좋은 상장 및 거래 플랫폼이라고 생각하지도 않는다"며 "중국 내 수많은 기회를 감안할 때 상하이거래소와의 관계를 더욱 중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아시아 금융허브를 자처해 온 홍콩의 자존심이 상할 만한 발언이다.
인민일보는 "홍콩이든 상하이든 중국의 굴기라는 큰 배경을 벗어날 수 없다"며 "도시 자체의 자질을 떠나 국가(중국) 전체의 발전 이익과의 부합도나 일치성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폭력이 지속되고 홍콩 독립 발언까지 난무하는 지금 홍콩에 대한 외부 시장의 근심은 계속될 것"이라며 "폭력이 호텔·여행업에만 영향을 줄 뿐 금융·무역 분야에는 상처를 주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은 얄팍하다"고 비판했다.
인민일보는 "홍콩은 여전히 위안화 국제화 업무의 허브이며 글로벌 자산·리스크 관리의 중심"이라면서도 "국가 발전의 추세에 합류하지 않겠다고 버티는 건 경제적 단견이자 정치적 편협"이라고 공격했다.
또 "홍콩 기업들은 중국 기업과 함께 해야 글로벌 경쟁에 잘 대응할 수 있고 중개 거점의 역할도 해낼 수 있다"며 "지난 22년 동안 중국 중앙정부는 홍콩 발전의 든든한 뒤배였고 앞으로도 계속 홍콩의 경제 발전을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거래소가 한때 홍콩을 식민지로 거느렸던 영국의 런던거래소 인수를 시도한 것은 국제적으로 큰 관심을 모았지만 결국 불발됐다.
시위 사태 장기화로 홍콩 경제 악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나온 결과라 홍콩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모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