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 체불, 장시간 근로 등 사업주의 부당노동 행위를 근로자 스마트폰이나 회사 컴퓨터 등으로 밝히는 '디지털 포렌식' 기법이 성과를 내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노동 사건 수사와 근로감독에서 디지털 포렌식 실적은 418건이다. 작년 한 해 전체 디지털 포렌식 실적(251건)보다 66.5% 증가했다.
디지털 포렌식은 컴퓨터, 스마트폰, 폐쇄회로(CC) TV 등의 디지털 자료 복구와 분석으로 범죄를 밝혀내는 과학수사 기법을 말한다.
고용부는 디지털 포렌식 실적이 급증한 이유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만 있던 디지털 증거분석팀을 지난해 8월 중부, 부산, 대구, 광주, 대전노동청으로 확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담 인력도 2명에서 18명으로 늘었다.
기업이 인사·노무 관리를 컴퓨터로 하는 게 보편화하면서 노동 수사와 근로감독에서 디지털 포렌식의 비중도 커지고 있다. 장부나 서류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게 고용부 설명이다. 디지털 자료는 위조나 삭제가 쉬워 고도의 디지털 포렌식 기술 없이는 법 위반을 밝혀내기도 쉽지 않다.
정부는 또 근로감독에 빅데이터를 적극 활용하기로 했다.
최근 3년에 걸친 근로감독 빅데이터를 지역, 업종, 사업장 규모, 위반 사례 등을 기준으로 분석해 위법 가능성이 큰 사업장을 우선적인 근로감독 대상으로 선정하는 방식이다.
권기섭 고용부 근로감독정책단장은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불법 사례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근로감독 행정도 과학화와 전문화가 필요하다"며 "근로감독 역량의 낭비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