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연구원 "DMZ 가치 한국인 ‘생태 자원’, 독일인 ‘분단 상징’ 꼽아"

2019-09-15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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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비전은 ‘보전’ 중심으로 수립해야…(가칭)DMZ 관리청 설치 필요

 

세계적으로 마지막 냉전 유산이자 생태계의 보고인 비무장지대(DMZ)의 효용과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는 가운데, DMZ를 바라보는 한국인과 외국인의 인식조사 결과가 나왔다.

경기연구원은 지난 7월 16~26일 한국인 500명, 중국인 150명, 독일인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DMZ 정책의 주요 방향과 시사점을 담은 '한국인과 외국인이 본 DMZ의 이미지와 가치' 보고서를 15일 발간했다.

조사 결과 DMZ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로는 ‘북한’이 7.1%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다음으로 휴전선(6.8%), 남북분단(6.0%), 지뢰(5.4%), 평화(5.0%) 순이었다. 국가별로는 한국인이 북한(8.6%), 남북분단’(8.4%), 지뢰(8.4%)순으로 응답했다. 중국인은 평화(12.0%), 독일인은 ‘모르겠다’(10.7%)를 최우선으로 답해 차이를 보였다.

DMZ에 대한 가치 요소 8개(생태자원, 문화자원, 관광자원, 경제자원, 분단상징, 전쟁상징, 평화상징, 남북통합상징)를 선정해 측정한 결과 100점 만점에 분단상징(75.5점)이 가장 높았다. 경제자원(62.0점)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국가별로 보면 한국인은 생태자원(82.4점)을 월등히 높은 요소로 꼽았다. 하지만 중국인은 전쟁상징(71.2점), 독일인은 분단상징(73.9점)을 높게 평가했다.

DMZ 관련 정책 인지도는 일반적인 정책 인지도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나 DMZ에 관한 관심을 반증했다.

DMZ 관련 정책 가운데 ‘평화공원 조성 계획’이 52.1%로 가장 높고, ‘감시초소 시범 철거’와 ‘평화의 길 조성’도 50.0% 이상으로 나타났다. 반면, DMZ 관련 정책에 대한 동의 정도는 100점 만점에 ‘유네스코 자연유산 등재 추진’(80.5점)이 가장 높은 동의를 얻었다.

DMZ 활용 관련해서는 한국인의 ‘자연보호 우선’(54.4%)에 비해 독일인은 ‘자연보호와 경제개발 절충’(48.7%)을 선호했다. 이는 동서독 접경지역을 그린벨트로 활용한 경험에서 기인한 것으로 유추된다.

한편, 한국 방문 경험이 있는 독일인 응답자 75.8%가 DMZ를 방문한 것으로 나타나, 중국인 방문율(50.4%)에 비해 상당히 높아 매력적인 관광목적지로 인식했다.

이정훈 경기연 선임연구위원은 "설문조사 결과 한국인은 DMZ의 생태적 가치를 높게 평가해 자연보호를 중시하는 점을 알 수 있으며, 이를 고려해 DMZ의 비전은 보전에 중점을 두어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DMZ가 ‘독특하다’는 응답이 100점 만점에 67.2점으로 브랜드 자산 지표 중 가장 높게 나타난 만큼, DMZ가 가진 차별성과 독특한 이미지를 기반으로 DMZ를 국제적인 관광목적지로 브랜딩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DMZ의 실체를 보강하고 강화하기 위해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생태평화공원 조성과 같은 구체적 과제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면서 “(가칭)DMZ 관리청을 설치하고 DMZ 거버넌스를 구축하면 정책의 효율화를 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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