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2017년 추석연휴동안 병원을 찾은 환자 중 9세 이하 소아 점유율은 29.3%에 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간 점유율 11.7%에 비해 2.5배 높은 수치다
아이들에게 장거리 이동은 피로와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은 평소와 다른 환경에서 지내면서 다양한 질환에 노출되기도 쉽다.
◆열성경련 24시간 이내 반복 혹은 5분 이상 지속된다면 병원 방문 필수
발열 자체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몸에 침투하는 과정에서 생기는 자연스러운 면역반응으로, 39도 이상의 고열이 아니라면 무조건 병원을 방문할 필요는 없다. 먼저 열이 난다면 39도 이상으로 체온이 올라가지 않도록 주의하고, 아이가 힘들어할 경우 해열제를 4~6시간 간격으로 교차 복용해야 한다. 다만, 6개월 이하의 아이는 아세트아미노펜(타이레놀 계열)의 해열제를 복용하는 것이 좋다.
38도 정도의 열이라도 아이의 연령이나 컨디션에 따라 병원 방문이 요구되는 경우가 있다. 열이 나면서 경련발작을 하는 열성경련이 5~10분 이상 지속되거나, 24시간 이내 재발할 경우 최대한 빠르게 가까운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다.
◆예년보다 이른 추석, 높은 온도로 인한 ‘장염’ 주의
명절에는 평소보다 기름진 음식을 많이 섭취하게 되는데, 이 경우 소화능력이 약한 아이들은 배탈이 나기 쉽다. 특히 올 추석 연휴는 예년보다 이른 시기여서 높은 기온으로 인한 식중독 등 소화기질환을 주의해야 한다.
가장 대표적인 질환은 장염이다. 심평원 자료에 따르면 2017년 추석 동안 2만6896명이 장염으로 병원을 찾았는데, 그 중 9세 이하 어린이는 8482명(31.5%)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명절에는 음식을 한 번에 만들어놓고 재가열해 먹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보관이 불량하면 음식이 상해 장염으로 이어지기 쉽다.
장염의 주요 증상은 설사와 구토‧복통 등인데, 이런 증상이 멈추지 않을 경우 탈수 진행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아이가 장염에 걸리면 먼저 보리차나 경구용 포도당 용액 등을 충분히 섭취하게 하며, 증상이 계속될 경우 수액주사 등으로 탈수를 방지해야 한다.
세균성 장염에 대해서는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 상태가 좋아지더라도 치료를 끝까지 해야 항생제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
김기은 차의과학대학교 강남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아이들의 경우 장염이 끝나더라도 장에 손상을 입어 며칠 더 설사 증상 등이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상태가 좋아질 때까지 음식을 제한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떡이나 고기 등으로 기도 막힐 경우 ‘하임리히법’ 통해 이물 빼내야
명절음식인 떡이나 고기 등을 먹다가 기도가 막히는 경우도 잦다.
기도가 막혔을 경우에는 최대한 빨리 119에 신고하고, 이물질을 빼내는 하임리히법을 시행해야 한다. 하임리히법은 환자를 뒤에서 양팔로 안은 다음 두 손을 명치에 놓고 위로 밀쳐올려 기도를 막은 이물질을 빼내는 방법으로, 이물질이 제거될 때까지 반복한다. 다만 1세 이하의 영아는 머리를 아래로 해 등을 두드리거나 가슴을 밀어내는 방식을 시행한다.
이외에 화상사고가 발생했다면, 차갑고 깨끗한 물을 20~30분에 걸쳐 넉넉히 뿌려주는 것이 좋다. 화상 주위의 피부 껍질이 벗겨지면 세균 감염이 일어날 수 있으므로 화상거즈 등을 화상 부위에 덮어둔다. 물집이 생기거나 통증이 극심할 경우에는 최대한 빨리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야 피부 손상을 막을 수 있다.
김기은 교수는 “명절에 아이가 아프면 다급한 마음에 무작정 응급실을 찾는 부모들이 많다”며 “일반적인 감기나 배탈 등의 경증 질환이라면 응급실 진료에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집 근처의 문을 연 병‧의원을 확인해 외래진료를 받는 것이 치료에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