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옥 신임 여가부 장관 "소녀상 옆 앉아줄 일본인도 많아"

2019-09-11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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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평화의우리집·나눔의집' 방문...취임 후 첫 현장방문 행보

"편안하고 건강한 노후생활 지원하겠다...즐거운 명절 보내시라"


"소녀상 옆에 앉아줄 수 있는 일본 시민들이 많다고 한다. 나중에 그분들과도 한 번 찾아뵙겠다."

이정옥 신임 여성가족부 장관이 10일 취임 후 첫 현장방문 행보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시설을 방문, 길원옥(92) 할머니와 만나 "일본에도 양심 있는 분들이 많다"며 이같이 약속했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에 있는 '평화의우리집'을 찾고 길 할머니와 10여 분간 환담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시설 평화의우리집은 성노예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가 정부 지원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이곳에는 현재 길 할머니 한 분만이 거주 중이다. 배우 나문희가 열연한 영화 '아이 캔 스피크'의 실제 인물로 알려진 고(故) 김복동 할머니도 생전 이곳에 머물렀다. 그는 지난 1월 별세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왼쪽 둘째)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시설 '평화의우리집'에 방문, 길원옥(92) 할머니(오른쪽 둘째)에게 편안하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며 기념사업을 내실있게 추진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박경은 기자, kyungeun0411@ajunews.com]



이 장관은 이 자리에서 길 할머니에게 "일본 정부로부터 20세기 중 사과받고 끝내려고 했는데 21세기가 20년이나 지날 때까지 그러지 못해 죄송하고 부끄럽다"고 사죄했다. 그러면서 "저희가 과제를 달성할 때까지 꼭 건강하게 계셔달라"고 당부했다.

윤미향 일본군 정의기억연대 대표 역시 이날 자리에 함께하고 "할머니가 살아계셔야 저희가 할 수 있다. 또 그래야 일본 정부의 사죄를 받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길 할머니는 노래 '한많은 대동강'을 부르며 화답했다. 평양 출신의 길 할머니는 '한 많은 대동강아. 네 모양이 그립구나...철조망이 가로막혀 다시 만날 그때까지'라는 노랫말을 조용히 이어나갔다.

그러면서 자신의 음반 '평화'를 이 장관에게 직접 선물했다. 가수를 꿈꿨다는 길 할머니는 지난 2017년 8월 14일 위안부 기림의날에 맞춰 첫 음반 '평화'를 발표했다. 이 음반에는 '한 많은 대동강', '아리랑' 등 할머니가 평소 즐겨 부르는 노래가 다수 담겼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왼쪽)이 지난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시설 '평화의우리집'에 방문, 길원옥(92) 할머니(가운데)에게 편안하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며 기념사업을 내실있게 추진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여성가족부]


이에 이 장관은 "할머니께서 노래 부르신 대로 철조망이 없어질 때까지 열심히 하겠다"며 "건강하고 힘내시라"고 말했다.

이 장관과 길 할머니는 과거에 만난 인연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장관은 "여성통합외교포럼 공동대표 당시 만나뵌 적이 있다. 그때도 지금도 건강하신 것 같아 기쁘다"고 언급했다.

길 할머니는 끝으로 이 장관에게 "건강하셔야 한다. 특별히 금년에는 건강 축복을 많이 받으세요"라고 했다.

이 장관은 이날 평화의우리집 방문에 앞서 경기도 광주시 '나눔의집'을 찾아 이옥선(92) 할머니 등과 만나기도 했다. 이곳에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거주하고 있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왼쪽)이 지난 10일 오후 경기도 광주에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보호시설 '나눔의집'에 방문, 할머니에게 편안하고 건강한 노후생활을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며 기념사업을 내실있게 추진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여성가족부]


이 장관은 나눔의집에 계신 할머니들에게 "편안하고 건강한 노후생활 보낼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 즐거운 명절 보내시길 바란다"고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전날(9일) 취임한 이 장관은 취임사를 통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한 해결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에 대해 우리의 목소리가 국제사회에서 공감과 협력을 얻을 수 있도록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또 "일본군 위안부 피해는 전시 여성 성폭력과 보편적 여성인권의 문제"라며 "여성 인권유린의 역사적 진실이 전 세계에 뚜렷이 기억될 수 있도록 기념사업을 내실 있게 추진하겠다"고 짚었다.

아울러 지난달 30일 열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여성 인권과 평화의 가치가 확산될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연대하겠다"며 이를 위해 관계부처와의 협력은 물론 연구와 교육을 지원하는 일에도 역점을 두겠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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