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에 따르면 '링링'의 중심은 이날 오후 2시 30분께 황해도 해주 남서쪽 30㎞ 지역을 통해 육상에 도달했다. 정오 기준 중심기압은 965hPa(헥토파스칼), 중심 부근 최대 풍속은 초속 37m(시속 133㎞)다. 초속 15m 이상 강풍이 부는 반경은 태풍 중심에서 360㎞다.
서울 중부공원녹지사업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40분께 중구 서울시청 남산 별관 진입로에 있는 아까시나무가 강풍에 쓰러졌다. 이 나무가 주차된 승용차를 덮치면서 차량 앞 유리가 파손됐다. 다친 사람은 없었다.
경기도소방재난본부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9시 30분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집중호우 및 강풍으로 인한 소방당국 안전조치는 133건으로 집계됐다.
오산시에서는 지붕 시설물이 낙하했고, 경기 화성시와 여주시에서는 건물 창문 유리가 깨졌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수원화성 성벽에 덧대진 벽돌 시설물 일부가 떨어지기도 했다. 담 태풍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아직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구·경북에서도 강풍으로 나무가 쓰러지고 간판이 떨어지는 피해가 잇따랐다.
이날 오전 7시 55분께 대구 중구 한 백화점 외벽 유리 일부가 강한 바람에 인도에 떨어졌다. 또 수성구 한 초등학교 신축 공사장 가림막 일부가 강풍에 무너졌다. 경북소방본부에는 현재까지 출동 신고가 56건 들어왔다. 도로와 아파트에 나무가 쓰러지고 건물 간판과 외벽 구조물이 추락하거나 건물 등 지붕이 날아갔다는 신고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경남 지역의 경우 이날 오후 1시 기준 경남소방본부에 99건, 창원소방본부에 33건 등 130건이 넘는 피해 신고가 들어왔다. 남해군, 사천시, 하동군, 합천군, 함안군, 창녕군, 밀양시 등지에서는 나무가 쓰러지거나 가로수가 도로로 넘어졌다. 또 경남 곳곳에서 집 지붕 일부가 바람에 날아가거나 외벽 패널이 뜯겨나가고 옥상 보일러 통이 넘어지는 등 건물 피해도 속출했다.
전북에서는 이날 오후 1시 기준으로 집계된 태풍 피해는 모두 19건이다. 도로와 가로수 등 공공시설 피해가 5건이고, 주택과 농작물 등 사유시설 피해는 14건으로 파악됐다.
이날 오전 임실군 덕치면 국도 27호선에서는 절개지의 바위가 도로 위로 떨어져 차량 통행이 한동안 제한됐고, 군산시 미룡동 한 도로에는 강한 바람을 견디다 못한 가로수가 쓰러졌다. 농작물 피해도 발생했다. 고창군 대산면의 5㏊ 규모 논에서 수확을 앞둔 벼가 쓰러져 복구 작업이 진행 중이다.
광주·전남에도 강풍 피해가 속출했다. 광주시·전남도소방본부에 따르면 수확을 앞둔 벼가 쓰러지고 가로수가 넘어지는 등 550여건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나 가로수가 쓰러졌다는 신고만 116(광주 40·전남 76)건 접수되는 등 강풍 피해가 대부분이었다. 침수 피해는 광주 남구 월산동 도로, 화순군 화순읍 주택, 무안군 삼향읍 아파트 등 3건이었으며 침수 직후 배수 작업이 모두 완료됐다.
전남에는 이날 새벽부터 가로수 전도, 신호등·간판·지붕 파손, 정전 등 400여건의 신고가 들어왔다. 목포시 북항에서는 피항해 있던 3천396t급 대형 해상크레인선이 강풍에 정박용 밧줄이 끊어지고 닻이 끌리면서 떠밀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대전과 세종, 충남에서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간판이 파손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충남소방본부에 따르면 오전 7시 10분께 홍성군 금마면 부평리 한 도로에서 강풍에 가로수가 쓰러지는 등 충남에서 가로수가 쓰러지거나 간판이 흔들려 안전조치를 한 사례가 오전에만 96건에 달했다. 이외 간판 고정 9건, 실외기·주택·지붕 고정 23건 등 안전 조치를 했다.
충남 보령에서 1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이날 오전 10시 30분께 보령시 남포면에서 최모(75) 할머니가 강풍에 날아가다 추락했다.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최 할머니가 트랙터 보관창고 지붕을 점검하던 중 불어닥친 강풍에 함석지붕과 함께 약 30m를 날아간 뒤 옆집 화단 벽에 부딪힌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10시 28분께는 보령시 성주면에서는 철골 구조물이 바람에 무너지면서 김모(67) 씨 집을 덮쳤다. 이 사고로 김 씨 부부가 다쳐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충북도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현재 가로수·수목 쓰러짐 51건 등 54건의 태풍 피해가 발생했다. 소방본부에도 간판, 지붕 파손을 비롯해 80여건의 태풍 피해가 접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