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평추락’ 두산중공업, 탈원전 여파로 수주감소세

2019-09-06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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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 31계단 추락

- 정부 탈원전화 여파에 수주잔고 감소세…신용등급 BBB로 하락

- 두산건설 등 계열사 채무보증 등 잠재적 부담도

[사진=두산중공업 제공]

[데일리동방] 시공능력평가 순위가 큰 폭으로 하락한 두산중공업이 정부의 탈원전 본격화 등으로 수주감소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주력사업의 수익성 하락과 계열사인 두산건설의 채무보증 부담까지 이어지면서 두산중공업의 고민은 깊어질 전망이다.

6일 국토교통부의 2019시공능력평가 순위에 따르면, 두산중공업의 올해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55위로 지난해 24위에서 31계단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창사 이래 꾸준히 20위권을 지켜오던 점과 비교하면 가파른 하락세다.

시공능력평가 총액 역시 1조4334억원에서 5942억원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계열사 채무보증에 대한 영향과 정부의 탈원전화로 인한 신규 수주감소세가 이어진 영향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1962년 9월 설립돼 발전설비, 산업설비, 주단조품 제조 및 건설업을 주로 영위하고 있다.

주요 사업은 발전설비, 담수·수처리설비, 건설, 주단(주조품, 단조품, 금형공구강), 산업설비 등이며, 발전설비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산업환경설비시장에서 업계 4위권이다. 화력발전소 건설이 주된 수익원이다. 실제 지난해에도 화력발전소 공사 실적액 1조7048억원을 기록해 업계 1위였다.

신정부 출범 이후 탈원전, 탈석탄 정책으로 동사의 사업기반 및 수익구조가 약화되고 있어 두산중공업의 고민은 깊어지고 있다.

정부가 2017년 12월 발표한 ‘제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향후 원전과 석탄화력 대신 LNG발전 및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린다. 

두산중공업은 공사진행이 일시 중단된 신고리 5·6호기 프로젝트는 공론화 과정을 거쳐 공사를 재개하기로 했으나, 일부 공정이 진행된 신한울 3·4호기를 포함한 신규 원전 6기의 도입이 백지화되면서 일감축소가 불가피해졌다.

이에 따라 당분간 국내 원자력발전 프로젝트의 신규 수주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또한 국내 탈원전 이후 해외 원전 프로젝트의 수주 가능성도 악화되고 있어 향후 원자력·화력 등 발전 관련 매출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업계의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은 국내 LNG발전 및 신재생에너지 시장의 확대가능성에 따라, 해외 발전 기자재 수출 확대, 친환경 화력발전 성능개선, 풍력발전 설비 공급 확대와 더불어 원전해체시장 진출 등을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대체 수주의 규모와 시기의 예측이 어렵고, 당장 관련수주실적이 발생하더라도 실적에 반영되는 데는 2년 여가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수주부재로 인한 매출하락이 불가피할 것이란 전망이다.

대내외 악재 속에 두산중공업은 신용등급 하락 역시 피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 5월 정기평가를 통해 두산중공업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에서 BBB로 하향조정하고, 등급 전망역시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부여했다.

새로운 일거리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수주잔고 역시 감소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두산중공업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주잔고가 2011년 이후 감소세를 보여 왔으나, 2014년 신고리 5·6호기, 한빛 3·4호기, 2015년 베트남 송하우 1 석탄화력발전소, 인도 푸디마다카 화력발전소 등 대형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2017년까지 17조원 이상의 수주잔고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수주가 예상되던 신한울 3∙4호기, 당진에코 석탄화력발전 기자재 프로젝트가 정부의 정책변화로 발주되지 못한 가운데, 인도 푸디마다카 석탄화력발전소 프로젝트의 수주취소로 지난해 말 수주잔고는 15조7000억원으로 감소했다.
 

[자료=한국신용평가]

2017년 이후 신규 수주가 부진하게 나타남에 따라 매출이 위축됨과 동시에 이에 따른 고정비 부담도 증가하고 있다.

2017년에는 기자재 납품 중단에 따른 일회성 손실, 신고리 5·6호기 일시 중단 기간 중 발생한 추가원가, 주요 사업자회사의 실적 부진으로 조정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상당히 축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에도 수주부진의 영향으로 매출이 더욱 위축되는 가운데, 신한울 3·4호기 공사가 중단됨에 따라 원전 매출 비중 축소가 진행되고 있다. 수익성도 2016년 6%에서 지난해 4.5%까지 줄어들었다.

게다가 두산중공업은 계열사인 두산건설의 채무보증 등 잠재적 재무부담도 지고 있다.

두산건설은 준공사업장 및 장기 미착공사업장 관련 손실발생으로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손실 578억원, 당기순손실 5807억원의 대규모손실을 기록했다.

이에 향후 두산건설의 영업현금흐름 창출능력이 저하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반영해 두산중공업은 두산건설 보유 지분 관련 6387억원의 손상차손을 인식했다.

이 영향으로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별도 기준 영업이익 1846억원을 기록했으나, 두산건설을 포함한 계열사 내 대규모 비경상 손실 등을 반영함에 따라 725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재무구조가 현저히 저하됐다.

두산건설이 대규모 손실로 자본여력이 위축되고 단기상환부담이 커지면서 두산중공업은 지난 5월 10일 납입된 두산건설의 유상증자에 3000억원 규모로 참여했다. 또한 유상증자 완료 이전 시점까지는 3000억원의 유동성을 긴급 지원하기도 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두산중공업은 정부의 탈원전 본격화로 주력인 화력발전 부분의 계열의 규모 축소가 현실화 되고 있다”며 “그룹 내 지주사격 역할을 하며 두산건설, 두산인프라코어 등 계열 관련 잠재적 지원부담까지 떠안고 있어 향후 두산중공업의 외형축소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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