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최근 금융당국은 보험 판매 첫해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수수료를 월 보험료의 최대 1200%로 제한했다. 수수료 분급제도를 도입하지만 적용 여부는 회사별 자율에 맡기는 쪽으로 잠정 결론내렸다. 보험사의 판매 비용과 불완전판매를 줄이기 위해서다.
그러자 삼성화재는 이달부터 설계사를 대상으로 수수료를 월납보험료의 최대 1200%까지 지급하는 정책을 내놨다. 앞서 메리츠화재도 전속설계사에게 월납보험료의 1100%라는 조건을 제시하며 매출을 늘렸다.
이에 뿔난 GA들은 한국보험대리점협회를 주축으로 수수료체계 개편 반대집회를 열었다. 이 집회에서 "보험사 규제 없이 GA만 규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의 상품을 판매하지 않기로 했다. 보험사 간 수수료 갈등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진 상태다. 중장기적으로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거란 우려도 나온다.
한 보험 전문가는 "수수료나 사업비가 자율이더라도 마케팅 비용을 과도하게 쓰면 이익이 날지 의구심이 드는 게 사실"이라며 "결국 과도한 경쟁이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금융감독원 집계 결과 국내 30개 손해보험사의 올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48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5%(6291억원) 줄었다. 상반기 손해보험사의 보험영업손실은 2조2585억원이다.
지난해보다 손실규모는 1조1453억원 늘었다. 판매사업비가 9.8%(5546억원) 증가한 탓이 크다. 한 손보사 관계자는 "시장점유율을 위해 GA 설계사에게 무리한 판촉비를 내걸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보험사 입장에선 거대해진 GA가 불편하다. 규모를 키운 GA가 지나치게 보험사를 압박할 수 있어서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GA는 유통채널에서 프라이싱, 소비자 별도 프로모션 등 상당한 지위를 누리고 있다"고 밝혔다.
물론 GA와 보험사 간 수수료 경쟁이 불가피하다는 견해도 있다. 회사의 영업전략일 뿐이고, 각 보험사가 여건에 맞게 사업비를 책정하는 게 당연하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