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붉은 수돗물 피해 접수를 위해 인천 서구 당하동 행정복지센터 방문한 박인자씨(76)는 인천시의 피해배상 절차에 분통을 터뜨렸다. 접수 절차가 너무 복잡할 뿐만 아니라 공정성도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박씨는"처음부터 영수증을 모아두라고 공지도 하지 않았으면서 영수증만으로 피해접수를 받는다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박씨와 같은 노인들의 경우에는 인터넷을 통해 영수증을 재발급받기도 힘들어 제대로 피해에 대한 보상을 받기가 더 어렵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을 위해 생수를 나눠주는 과정도 일방적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동사무소에 물을 두고 가져가라는 것이었는데, 물을 드는 힘이 부족하거나 밖으로 나오기 쉽지 않은 노인, 혹은 영유아를 양육하는 여성들이 낮에 동사무소까지 가서 물을 가져오기는 쉽지 않았다는 호소가 이어졌다.
인천시는 지난 8월 12일부터 시작한 공촌수계 수돗물 피해 보상 접수를 8월 30일 오후 6시에 최종 마감했다. 3주에 불과했다. 게다가 피해자들이 행정복지센터나 온라인을 통해 필터, 생수 등 먹을 물 확보를 위해 사용한 비용, 오염된 물로 인한 의료 피해로 병원을 찾았을 경우 진료 사실을 입증해줄 수 있는 영수증을 첨부해야 한다.
피해센터를 찾은 주민들은 "이렇게 짧은 시간에 접수하는 것은 아는 사람만 알아서 받으라고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정보에서 소외된 계층들은 자칫하면 구제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피해대상자 중 실제로 피해를 접수한 이들의 비중은 높지 않았다. 피해가구 중 16%, 피해업체 중에서는 3%만 보상신청을 했다.
게다가 피해접수 서류에는 피해를 받을 경우 더 이상 민·형사상의 소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서약까지 들어 있다. 때문에 소송을 준비하는 시민들은 피해접수를 하지 않고 있다.
정창화 인천수돗물피해보상 TF팀 팀장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피해보상을 위한) 자금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회계서류가 있어야 한다. 피해자 분들의 심정은 이해가 되지만 공무원들이 임의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또 "나중에 (피해보상 관련해) 감사를 또 받아야 한다. (피해자 분들의 주장을) 다 인정해줬다가 징계를 받을 수 도 있다. 영수증이 없는 사례는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다"고 강조했다. 결국 행정적 절차에 따르기 위해서는 일부 시민들의 피해는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한편 인천시의 '붉은 수돗물' 피해보상 방침에 반발해 집단 소송에 참여하기로 한 주민 수가 1700명을 넘었다. 인천 서구 수돗물 정상화 민·관 대책위원회 주민대책위는 2일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1일까지 1차로 집단소송 참여 신청을 받은 결과 1700여명이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인천시에 요구할 보상 금액으로 1인당 20만원을 책정했다고 밝혔다. 필터·생수 구매에 따른 실제 지출 손해액 5만원과 위자료 격으로 책정한 15만원을 합산한 것이다. 신청서를 낸 주민 대부분은 소송 비용으로 각각 2만원을 입금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미성년자와 65세 이상 노인은 소송비용을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
주민들은 인천시의 피해보상 방식에 반발해 집단 소송에 나서기로 했다. 인천시는 지난달 12일부터 30일까지 피해자에 대한 보상 접수를 했다. 그러나 피해보상의 범위는 물론 보상 방식까지 주민들의 피해보다는 행정 편의에 초점을 맞췄다는 불만이 빗발쳤다. 피해자들이 행정복지센터나 온라인을 통해 필터·생수 등 먹을 물 확보를 위해 사용한 비용, 오염된 물로 인한 의료 피해로 병원을 찾았을 경우 진료 사실을 입증해줄 수 있는 영수증을 첨부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피해대상자 중 인천시에 피해보상을 접수한 이들의 비중은 높지 않았다. 피해가구 중 16%, 피해업체 중에서는 3%만 보상 신청을 했다.
한편, 서구 지역 단체인 청라국제도시총연합회도 대책위와 별도로 집단소송을 추진하기 위해 소송인단 모집을 진행하고 있다. 대책위는 2일부터 10일까지 2차로 소송 신청을 받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