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노동자들이 정부의 조선 산업 정책을 비판하며 상경 시위를 벌였다.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금속노조)과 조선업종노조연대(조선노연)는 28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구조조정 저지와 임단투 승리' 총파업을 열었다.
이어 강일남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위원장이 “조선업 노동자의 목줄을 죄는 정책은 그때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라며 “금융위원회와 채권단이 여전히 자구안을 들이밀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삼성중공업 노동자들이 회사의 어려움을 함께 하기 위해 임금 동결과 반납 등을 했지만 올해 15차까지 진행된 임금협상에서도 회사가 여전히 자구안을 들어 힘들다고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재벌에 특혜를 주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노동자들은 “재벌인 현대중공업에 특혜를 주기 위해 대우조선해양을 매각했다”며 “정부는 대형조선사를 만들기 위해 국내 중형조선사와 관련업체는 희생시킨다”고 말했다. 또 “현대중공업 재벌은 이 기회를 노려 회사를 쪼개고 경영승계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지적했다. 발언 직후 노동자들은 ‘노동개악·조선구조조정 정부의 재벌 퍼주기 재지’ 등의 구호를 외쳤다.
올 초 산업은행은 보유하고 있는 대우조선해양 주식 전량을 현대중공업에 매각하는 기본합의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에 현대중공업의 지주회사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의 기업결합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후 조선산업을 살려낼 수 있는 정책을 정부가 내놓아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졌다. 장영수 STX조선지회 수석부지회장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이 기업이 어려울 때 지원해야 하는데 이윤이 나지 않는다며 문을 닫게 하고 있다”며 “지역의 일자리와 생존을 위해서라도 조속히 정책을 내놓아 기업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연설자로 나선 박근태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 박근태 지부장은 “조선산업을 살리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하나 없어 우리가 지금 서울에서 이렇게 외치고 있는 것"이라며 서울 상경 투쟁 이유를 밝혔다.
이날 상경 시위에는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현대미포조선, 성동조선, STX조선, 한진중공업 노조원들이 참석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1200명가량의 노동자가 상경했고 이와 함께 전국적으로 1만6000명정도가 파업에 동참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