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방미한 외교부 이태호 2차관이 21일(현지시간) 미 행정부 인사들과 연이어 면담하고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규제 강화 조치 등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전날 미국을 찾은 이 차관은 이날 오전 데이비드 스틸웰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미 상공회의소 관계자들을 만난 데 이어 오후에는 키스 크라크 국무부 경제차관과 면담했다.
이 차관은 미국 측 분위기를 전해 달라는 요청에 "한국 측 입장을 잘 이해하고 자기들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겠다는 것"이라면서 "(미국은) 다 협력해야 하는 중요한 우방 국가 간 관계이기 때문에 창조적 해법을 잘 찾아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하면 좋겠다는 기본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문제가 있으면 같이 앉아서 대화해야 해결이 되는데 일본이 지금 그런 부분을 안 하고 있어서 문제라는 것을 제가 얘기했다"며 "미국도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은 공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차관은 스틸웰 차관보와의 면담에 대해서는 "일본 주장만 일방적으로 국무부에 전달되지 않도록 한국의 기본적인 입장도 잘 설명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스틸웰 차관보는 "양국 간 대화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해결방안을 모색하면 좋겠다. 미국은 양국이 대화를 잘할 수 있도록 촉진자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이 차관은 전했다.
이 차관은 미 상공회의소 관계자들과 만남에 대해서는 "비즈니스 하는 데 있어서 불확실성이 가장 큰 이슈로, 이분들도 걱정이 많아서 한일 간에 빨리 해결이 됐으면 좋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조치가 기본적으로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보면 말이 안 되는 것이다. 자유무역의 원칙이라든지, 룰에 기초한 원칙에는 맞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한 뒤 "그분들이 공개적으로 누구 편을 들어서 얘기는 못 하지만 심정적으로는 일본의 조치가 너무 자의적이고 일방적이라는 입장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 차관의 이번 방미는 오는 24~26일(현지시간) 프랑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일본이 자국의 입장을 피력할 것에 대비, 우리 정부가 회원국들을 상대로 여론을 선제적으로 환기하는 작업 중 하나로 풀이된다.
앞서 지난주에는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가 이탈리아와 독일,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조정관이 프랑스와 영국을 각각 잇달아 방문했다.
또한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 역시 최근 캐나다를 방문, 우리 측 입장을 설명하고 귀국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