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중남미펀드를 눈여겨보아야겠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증시 불확실성이 커진 가운데 해당 펀드들은 꾸준하게 양호한 수익을 내고 있다.
19일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연초 이후 전날까지 베트남·중남미펀드 수익률은 저마다 7.07%와 9.11%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펀드가 평균 6.66% 손실이 난 것과 대조적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 영향으로 멕시코가 중국을 제치고 미국의 최대 무역파트너 자리를 차지했다"며 "이런 분위기 속에 중남미펀드 수익률 역시 덩달아 올랐다"고 했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의 대중 수입과 수출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각각 12%, 18%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이로써 미국의 대중 무역총액은 지난해 상반기 3141억 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2710억 달러로 감소했다. 이는 멕시코(3089억 달러)에 밀리는 규모다.
베트남도 미‧중 무역분쟁으로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베트남산 상품의 미국시장 수입액은 올해 들어 33.4%나 급증했다. 이런 상황은 펀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상품별로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상품이 연초 이후 가장 높은 수익률을 올렸다. '미래에셋베트남증권자투자신탁 1(UH)(주식)종류F' 수익률은 19.01%로 가장 높았다. 이외에도 삼성자산운용과 한화자산운용 펀드가 14~15%대의 수익을 거두었다.
더욱이 베트남펀드에만 자금이 몰리고 있다. 베트남펀드 설정액은 연초 이후 1486억원 늘었다. 1년 사이에는 2408억원이 순유입됐다. 2년과 3년, 5년 동안 들어온 돈도 저마다 1조2677억원과 1조4856억원, 1조6690억원에 달한다. 반대로 해외주식형펀드 설정액은 올해 들어서만 2조1145억원 줄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베트남이 미·중 무역분쟁의 수혜국으로 부각됐다는 점이 펀드 자금 유입에 큰 영향을 미쳤다"며 "글로벌 제조업 기업들은 관세를 피해 생산라인을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이동시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그는 "경제성장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이 식지 않고 있다"며 "베트남 2분기 경제성장률은 6.7%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다만, 중남미·베트남펀드가 변동성이 큰 상품인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브라질 외에 다른 중남미 국가의 주가지수는 대체로 악화된 편이고 정책 모멘텀에 따라 상승한 브라질 증시 역시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베트남 증시도 지난해 1200포인트에서 892포인트까지 떨어졌던 VN지수가 올 들어 1000포인트까지 회복한 뒤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설태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중남미·베트남펀드 수익률이 아무리 좋더라도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쉽게 추천해주긴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