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韓·日 갈등에 美 중재 요청하는 순간, '글로벌 호구'"

2019-08-1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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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중재 요청하면 청구서 날아올 게 뻔해“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은 12일 한·일 갈등과 관련해 미국에 중재를 요청했다는 주장에 대해 "도와 달라고 요청하는 순간 제가 '글로벌 호구'가 된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이날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일본의 대한(對韓) 수출 규제 직후인 지난달 중순 미국을 방문한 것을 언급하며 "(그때) 중재 요청을 하지 않았다"며 "미국에 중재를 요청하면 반대급부를 요구하는 '청구서'가 날아올 게 뻔한데 왜 그걸 요청하겠는가"라고 이같이 말했다.

김 차장은 미국에 간 이유에 대해 "첫 번째는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과 관련) 일본의 반(反)인도적인 행위에 대한 청구권이 남아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뿐이라는 점을 설명하는 것이었다"라고 전했다.

또한 "미국이 한·미·일 공조를 더 중요시하는 것인지, 아니면 재무장한 일본을 위주로 나머지 국가들을 종속변수로 생각해 아시아 외교 정책을 운용하려는 것인지 알고 싶었다"고 부연했다.
 

김현종 국가안보실 2차장. 사진은 지난 2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브리핑을 열고 일본이 이날 오전 각의(국무회의)에서 한국을 '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에서 제외한 것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는 모습. [사진=연합뉴스]


이어 미국과의 협상과 관련해 "우리의 지정학적 요인을 과대평가할 필요는 없지만 과소평가할 필요도 없다"며 "(북한에서) 미사일을 발사하면 알래스카까지 가는 데 15분이 걸린다. 한국은 7초 후에 알 수 있다. 미국 입장에서 보면 '7초 대 15분'이다. 지정학적 중요성이 나오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김 차장은 한국에 대한 일본의 화이트 리스트(백색국가·안보상 수출심사 우대국) 배제 영향에 대해 "우리한테 진짜 영향을 미치는 전략물자는 '손 한 줌' 된다"며 "1194개 전략물자 중 영향을 미치는 게 생각보다 그렇게 많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 정부의 대응 전략을 묻자, "우리의 디(D)램 시장 점유율은 72.4%"이라며 "D램 공급이 2개월 정지되면 전 세계 2억3000만 대의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차질이 생긴다. 이런 카드가 옵션"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부품·소재 국산화 등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고 대안을 피력했다. 김 차장은 "가장 좋은 조치는 4차 산업혁명 기술 면에서 우리가 일본을 앞장서는 것"이라며 "국가 발전의 기본 원리인 기업과 기술에 투자해야 하고 우리 기업이 핵심기술 분야의 기업을 인수·합병(M&A)을 할 수 있게 인센티브를 충분히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차장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연장과 관련해선 "신중히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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