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안덕근 장관은 이날 일본 도쿄에서 사이토 겐 일본 경제산업대신을 만나 산업·통상·에너지 분야 전반에 대한 한·일 정상 간 합의 사항의 후속 조치와 미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 산업장관의 정식 회담은 2018년 6월 이후 처음이다. 같은 해 우리나라 법원이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자 일본 측이 반발하며 무역 분쟁이 벌어졌고 이후 양국 관계는 급격히 냉각됐다.
해빙을 맞은 건 지난해 3월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12년 만에 셔틀 외교가 복원되면서다. 일본이 수출 규제 조치를 해제하면서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포함한 양국 간 경제 협력이 폭넓게 복원되고 있다. 이날도 일본 탄소섬유 기업인 도레이사와 반도체 핵심소재기업이 우리나라 첨단 산업에 총 1억2000만 달러를 투자하기로 발표했다.
우선 양측은 한·일 정상외교를 계기로 기업 간 협력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양국 정부·경제계 간 협력을 장려해 나가기로 했다.
한·일 경제인 회의, 재계 회의 등 양국 경제 단체 협력과 상호 투자 기업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산업부와 서울재팬클럽(SJC), 일본 경제산업성과 주일한국기업연합회 사이에도 각각 정기적 소통 채널을 구축·운영할 방침이다.
양국은 탄소중립 목표에도 공감대를 형성했다. CFEI를 플랫폼 삼아 협력 범위를 넓히기로 합의하고 글로벌 탄소규제 대응, 글로벌 청정기술·제품 적정 평가 구조 마련 등과 관련해 과장급 기후정책협력 실무그룹(WG)을 개설하기로 했다.
또 청정수소와 암모니아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해 향후 국장급 한·일 수소협력대화를 개최하고 세부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 밖에 공급망 안정화는 양국이 공통으로 당면한 과제라는 점에 인식을 같이 하고 정보 공유 등을 위한 대화 채널 설립에 합의했다.
중국을 포함한 3국 회동도 추진한다. 일본은 제13차 한·일·중 경제통상장관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주최국인 한국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 열릴 예정인 한·미·일 산업·상무장관회의에 대해서도 협력할 방침이다.
아울러 세계무역기구(WTO) 분쟁해결제도 개혁, 투자원활화 협정의 WTO 체제 편입, 전자상거래 협상 타결 등 WTO 체제 개혁에 함께 힘을 모으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