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 국가에서 제외하는 등 경제 보복이 심해지자 ‘죽창’ ‘의병’ 등 선동구호가 이어졌다. ‘거북선’과 ‘제2 독립운동’도 거론됐다. 일본이 우리나라의 자존심을 건드렸으므로 여기까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올림픽 보이콧은 30년 이상 스포츠현장을 취재해오고 있는 필자의 입장으로서는 그야말로 소탐대실(小貪大失, 작은 것을 취하려다 큰 것을 잃음)로 보인다. 도쿄 올림픽에 불참하면 잠시 국민들의 속이 시원할지 모르나 영원히 스포츠계의 ‘국제 미아(迷兒)’가 될 공산이 커지기 때문이다.
불참이 아니라 오히려 적극적으로 메달 사냥에 나서야 하지 않을까. 특히 국민들의 관심이 커질 축구, 야구 한일전은 그야말로 생사를 걸고 혈전을 벌여야 한다. 축구, 야구의 한일전에서 이기는 것이야 말로 극일(克日), 승일(勝日)인 탓이다. 그러나 지금 도쿄 올림픽을 대하는 대한체육회의 자세는 실망스럽기 짝이 없다.
일본은 56년만의 올림픽 개최를 국운 상승의 기회로 삼고 철저히 금메달 사냥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일본은 최근 올림픽에서 금메달 획득이 한국보다 뒤졌으나 이번엔 개최국 잇점을 살려 30~35개를 목표로 삼고 있다.
한국은 현재 양궁 등 7~8개 금메달 획득이 점쳐 진다. 그렇다면 도쿄 올림픽에서 망실살이만 뻗치고 국민들 실망은 더 커지게 된다.
이런 현실이라면 대한체육회와 금메달이 유력시되는 종목의 양궁협회, 한국야구위원회, 대한축구협회는 비상 대책반을 가동해야 한다. 그럼에도 대책 수립의 뉴스는 전혀 들리지 않고 있다. 지금이라도 ‘T/F(테스크포스, 특별임무 수행)팀’을 조직해 11개월여 동안 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해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