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사평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WTO의 개도국 우대 체계를 바꾸려 하는 것은 WTO 원칙과 정신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환구시보는 ”WTO가 개도국에 우대 혜택을 부여하는 것은 발전 중인 국가들에 잠재력을 키워주고, 다자간 무역체제를 기초로 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 덕분에 WTO는 세계 국가들을 대표할 수 있는 권위를 갖게 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평은 “미국의 움직임은 건장하고 강력한 WTO의 위상을 망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구매력 평가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 상위 10위권 국가 가운데 7개국이 개도국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브루나이, 홍콩, 쿠웨이트, 마카오, 카타르,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연합(UAE)를 나열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가장 극적인 사례”라며 “중국의 국내총생산(GDP)는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고, 전세계 수출량의 13%를 차지하고 있으며, 1995~2017년 수출점유율이 5배나 상승했다”고 강조했다. 중국 경제가 세계 2위로 부상했음에도 개도국 지위를 통한 부당한 혜택을 누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환구시보는 “미국의 말처럼 중국은 크게 발전했지만, 미국과 비교했을 때 여전히 큰 차이가 있다”며 “중국의 1인당 GDP는 미국의 6분의1 수준이며, 과학기술·경제구조·산업경쟁력 등 여러면에서 선진국과 차이가 크다”고 반박했다.
환구시보는 또 미국이 단지 발전 중인 국가들과 미국의 큰 격차를 유지하고 싶어하는것이라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미국의 무책임한 태도가 세계 무역협상과 무역체제를 교착상태에 빠뜨리고 있다며, 미국은 이기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난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WTO 개도국 지위를 문제 삼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미국은 지난 2월 세계은행이 고소득 국가로 분류한 국가, OECD 회원국, 주요 20개국(G20) 회원국, 세계 무역량에서 0.5% 이상을 차지하는 국가 등을 개도국 지위에서 제외하는 개혁안을 제출한 바 있다.
다만 WTO는 만장일치로 의사를 결정하며, 개도국 지위도 스스로 신고하는 체제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가 WTO에서 일방적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