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비스연맹의 전국택배연대노조(이하 택배노조)와 공공운수노조의 전국택배노조는 24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유니클로 배송 거부 의사를 밝혔다.
택배노조는 유니클로 배송 거부 의사는 택배노조가 최근 범국민적으로 확대되는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소비자가 아닌 노동자로서 참여 방법을 고심한 결과라고 밝혔다. 지금까지 소비자 중심이었던 '보이콧재팬'이 노동자에게까지 확산된 것이다.
이들의 배송 거부는 노조원들이 유니클로 제품을 배송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택배회사에 표명한 뒤, 유니클로 배송 물량을 차량에 싣지 않고 다시 회사에 돌려보내는 식으로 이뤄진다.
유니클로 제품이 들어 있는 상자에는 유니클로 상표와 온라인 사이트 주소가 나와 있어 상자를 뜯지 않아도 육안으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실제 택배노조는 지난 23일 유니클로 배송거부 인증샷을 찍어 페이스북에 올리는 것을 시작으로 배송거부에 돌입했다.
다만 일본 불매운동 확산으로 최근에는 1인당 배송 리스트에 유니클로 제품이 1~2개거나 아예 없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택배 노조원들의 수익인 배달 수수료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택배노조는 전했다. 유니클로 물량을 전담하고 있는 CJ대한통운 택배 노동자는 배송 1건당 600~700원의 수수료를 받는다.
김진일 전국택배연대노조 정책국장은 "일본 불매운동이 범국민적으로 확산하는 추세"라며 "이번 배송거부 관련해 CJ대한통운 사측에서 택배 노동자에게 불이익을 주면 전국민적인 지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택배노조의 방침에 대해 유니클로 한국본사인 에프알엘코리아는 협력사인 CJ대한통운과의 논의해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에프알엘코리아 관계자는 "고객들이 최대한 불편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 내부에서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라며 말했다.
CJ대한통운은 이번 택배노조의 유니클로 배송거부에 대해 말을 아꼈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배송거부에 참여한 택배 노동자들은 회사노조가 아닌 산별 노조"라며 공식적인 회사 입장을 드러내길 거부했다.
또한 유니클로 측이 현재 CJ대한통운과 대책을 마련하고 있냐는 질문에 "지금은 확인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잘라 말했다.
앞서 "한국 불매운동이 오래가지 않을 것"이란 유니클로 일본본사 임원의 발언 이후 유니클로 측의 거듭된 사과에도, 우리 국민들의 반(反)유니클로 정서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여기에 이번 택배 노동자 보이콧까지 더해져 유니클로의 매출 악영향은 불가피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