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영국 신임 총리로 확정된 가운데 영국 새 총리를 바라보는 각국의 반응도 이어지고 있다.
영국 집권 보수당은 23일(현지시간) 당 대표 경선 투표 결과 존슨 전 장관이 9만2153표를 얻어 4만6656표를 획득한 제러미 헌트 현 외무장관을 제치고 신임 당대표로 선출됐다고 밝혔다.
프랑스를 방문중인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당선자는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 내정자를 축하하며 좋은 관계를 맺기를 기대한다고 표명했다.
폰데어라이엔 당선자는 이날 엘리제궁에서 마크롱 대통령과 공동 회견을 갖고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내정자에게 "우선 총리로 선임된 것에 대해 축하 말씀을 드린다. 새 총리와 좋은 실무적 관계를 맺기를 고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관련해서는 "우리는 도전의 시기를 앞에 두고 있다"면서 "유럽인과 영국인들에게 모두에게 좋은 것을 도출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함께 자리한 마크롱 대통령은 "브렉시트와 같은 유럽의 문제뿐 아니라 이란 등 다른 국제 안보 이슈에서도 매일 영국·독일과 협의해야 하는 만큼, 최대한 속히 새 총리와 함께 일하기를 고대한다"고 밝혔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영국의 신임 총리로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이 선출된 데 대해 축하 인사를 보내면서 "양국 간의 돈독한 우정 관계가 계속돼야 한다. 좋은 협력관계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또한 "영국의 77대 총리가 된 보리스 존슨을 축하한다"며 "그가 새 직책에서 성공하기 바란다. 나는 이 새로운 시기에 터키와 영국 관계가 더 발전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영국과의 브렉시트 협상 EU 측 수석대표였던 미셸 바르니에는 당선소식이 공식 발표된 직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존슨 총리가 취임하면 (브렉시트 합의문의) 비준을 쉽게 하기 위해 건설적으로 협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별도로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자신의 대변인을 통해 "영국 보수당의 당 대표와 새 총리로 선출된 존슨에 축하를 보낸다"고 밝혔다. 그는 존슨 신임 총리와 최선을 다해 일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유조선 억류 등 영국과 대립 상황에 있는 이란도 보리스 존슨 신임 영국 총리 취임 소식에 반응을 내비쳤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은 영국 신임 총리로 선출된 보리스 존슨 전 외무장관에게 축하한다는 말과 함께 이란에 적대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자리프 장관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동영상을 통해 "영국이 'B-팀'의 술책을 실행하는 데 엮이지 않으면 정말, 정말 좋을 것"이라며 "B-팀은 미국에서 입지가 줄어들자 영국으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자리프 장관이 언급한 B-팀은 이란에 적대적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세제를 뜻한다.
이들의 이름에 모두 알파벳 'B'가 포함된 점에 착안했다. 공교롭게 존슨 신임 총리의 이름도 B(Boris)로 시작한다.
자리프 장관은 "과거(외무장관 시절) 나의 상대였던 보리스 존슨이 영국 총리가 된 것을 축하한다"면서도 "메이(총리) 정부가 미국의 명령에 따라 이란 유조선을 억류한 것은 순전히 해적질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란은 영국과 적대하려 하지 않지만, 우리는 페르시아만(걸프 해역)과 맞닿은 1500마일이나 되는 해안이 있고 그곳은 우리의 영해인 만큼 지켜야 한다"고 부연했다.
한편 보리스 존슨 영국 신임 총리는 집권당 대표 자격으로 테리사 메이 총리의 영국 총리직을 자동 승계하고 오는 24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한다.
앞서 그는 당선 확정 직후 연설에서 기존의 입장이었던 "노딜 브렉시트 완수하고 영국 단결시킬 것"이라면서도 "EU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