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대, 내주초 '총장 임용 후보' 교육부 제청…"직선 취지 살려져야"

부산 영도에 자리잡고 있는 한국해양대학교 전경. [사진=한국해양대 제공]

지난 16일 직선제를 통해 총장 임용 후보자 1, 2순위 후보자를 선출한 한국해양대가 벌써 2개월이나 흐른 총장의 공백 기간을 최소화하기 위해 연구윤리 검증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23일 해양대에 따르면 총장임용추천위원회는 이번주말까지 연구윤리위원회의 후보자 논문 검증을 마친 뒤 빠르면 29일께 교육부에 두 후보자를 '제8대 총장'으로 공식 추천할 예정이다. 연구윤리위는 검증 기간이 1개월이지만, 두 후보가 학내외에서 도덕성 등 면에서 충분히 걸려진 인물이라는 점을 감안해 선거일로부터 10일 안에 검증작업을 끝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그동안 1순위 후보자가 교육부 임용 과정에서 연거푸 탈락한 전례를 들어, 이번에도 혹여 돌발변수가 일어나지 않을 지 학내외에서 큰 관심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해양대는 지난 16일 후보 7명이 난립한 가운데 대학 구성원들을 대표하는 선거단의 투표를 통해 1순위에 예병덕 교수(해사대학 해양플랜트운영학과), 2순위에 도덕희 교수(공과대학 기계공학부)를 선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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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선제로 총장을 선출하는 국립대의 경우 1순위자가 대학 자체 연구검증에 이상이 없을 경우 교육부 장관의 제청을 받아 대통령 임명으로 이어지는 게 통상적이다. 이를 감안하면 예 교수의 총장 임명은 '떼어 논 당상'이겠지만, 지난 두번의 총장 임명 과정에서 1순위자가 연거푸 탈락하는 시련을 겪은 해양대에서는 돌발변수를 염려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간선제 선거로 치러진 지난 2016년때 박한일 총장은 2순위로 올랐지만, 1순위로 추천된 방광현 기계공학부 교수를 제치고 지난 2012년에 이어 연임에 성공했다. 당시 일부 교수들은 박 총장이 '친박' 허남식 대통령직속지역발전위원장(전 부산시장)과 같은 마산고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청와대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반발하기도 했다.

'역량강화대학'으로 분류된 뒤 사퇴 압박을 받았던 박 총장의 불명예 퇴진 이후 직선제로 전환되면서 지난 2월 실시된 선거에서는 방광현 교수가 다시 1순위로 선출됐으나, 방 교수는 '두 아들의 병역 면제'라는 한계를 넘지 못하고 두번이나 분루를 삼켰다.

지난 2월 선거에서 방 교수에 이어 2순위로 오른 후보자는 도덕희 교수(공과대학 기계공학부). 당시 교육부는 결격 후보자로 판정된 방 교수 대신 2순위 도 교수에 대한 임용 의견을 해양대에 요청했으나, 해양대는 '1순위자가 배제될 경우 재선거를 치른다'는 사전 결정에 따라 이를 거부하기도 했다. 

지난 16일 치르진 재선거에 또다시 출마한 도 교수는 연거푸 2순위로 뽑혔지만, 이번에는 학내 연구윤리 검증을 통과할 경우 1순위와 함께 교육부에 함께 추천된다. 이번 재선거에서는 아예 '1, 2순위자 동시 추천' 여부에 대한 찬반투표를 동시에 실시한 결과다.

선거때마다 예상 밖 이변이 벌어진 이같은 우여곡절 탓에, 해양대 안팎에서는 또다시 1, 2순위자가 뒤바뀌지 않을지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해양대 한 교수는 "3차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 민주적으로 선출된 1순위자가 도덕성에 큰 흠결이 없다면 당연히 총장으로 임명돼 직선 취지가 살려져야 한다"며 "비상식적 일들로 점철된 총장 임명 과정에서 멍들은 학교 구성원들이 또다시 상처받는 일이 없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학교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