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국 무역협상 팀이 다음주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무역협상팀과 만날 가능성이 높다고 소식통을 인용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달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이후 처음 이뤄지는 대면 회담이다. 양국은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무역협상 재개에 합의한 후에도 두 차례 전화협상만 진행했을 뿐이다.
통상 7월 말에서 8월 초 열리는 중국 최고지도부의 여름휴가 회의인 '베이다이허 회의'에 앞서 협상이 진행될 것이란 보도도 나온다. 이날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신화통신이 운영하는 소셜 미디어 계정인 타오란비지(陶然筆記)도 “8월 초부터 중국 정책자들의 휴가가 예정된 만큼 이에 앞서 양국 고위 정책자들의 회동이 이뤄질 것으로 안다”며 “상황에 큰 변화가 없을 경우 곧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익명을 요구한 소식통은 “베이징에서의 대면회담은 사실 지난 10일 미국이 중국산 제품 110개 품목에 부과한 25%의 관세를 1년간 면제한다고 발표했을 때 제기됐었다”며 “중국도 미국의 조치에 호의적인 표시로 일부 기업들의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허용하면서 대면 협상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다만 다가올 협상에 대한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화창춘 궈타이쥔안증권 수석경제학자는 “이번 협상이 양국 무역관계에 상대적으로 긍정적인 신호가 될 것”이라면서도 “그러나 이번 만남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왕융 베이징 국제정치경제학과 교수도 “중국이 미국에 모든 관세를 철회하고 화웨이 제재를 완화하는 압력을 가할 것이라 다가오는 회담이 긍정적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 지는 아직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왕 교수는 “양국의 무역 합의에는 아직 많은 도전과 장애물이 있다”며 “양국 내부에서는 여전히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이룬 합의를 어떻게 이행할 것인가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협상의 변수인 화웨이가 북한의 상업용 무선 네트워크 건설 및 관리를 은밀히 지원했다는 워싱턴 포스트(WP)의 이날 보도도 마찰의 도화선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미국산 부품을 상당수 이용해 통신 장비를 생산하는 화웨이가 국제사회 제재를 어기고 북한을 도운 사실이 드러나면, 미국은 물론이고 화웨이의 5세대(5G) 장비 도입을 고려하는 유럽 국가들 마저 흔들릴 수 있는 사안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