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빌린 일본 돈 53조···금융보복 대책 마련 고심

2019-07-22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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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계 자금 10%도 못 미쳐···외환보유액도 충분

금감원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국내 영향 미미"

일본의 수출 보복이 계속되는 가운데 우리 금융당국도 혹시나 있을지 모를 금융 보복에 대한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당국은 일본의 금융 보복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입장이나 국내에 유입된 자금을 100% 회수하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22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일본계 자금이 전부 상환됐을 경우를 포함해 다양한 상환에 대한 스트레스 테스트를 진행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본계 차입금 수치를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며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도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정확한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금융권에서는 일본계 자금 규모가 대략 50조원을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금감원으로부터 전달 받아 공개한 '일본 본토 은행에서 조달한 대출, 채권 발행 자금' 자료를 살펴보면 6월 말 기준 일본계 자금 규모는 52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세부적으로 6월 말 기준 일본 투자자가 보유한 국내 주식(2억9600만주) 13조원, 채권 1조6000억원, 지난해 말 기준 국제투자대조표 기타투자 중 일본의 투자액 13조6000억원(118억 달러), 5월 말 기준 일본계 은행 국내지점의 총여신 24조7000억원을 합산한 금액이다.

금융권에서는 일본이 금융 보복을 가한다면 신규 대출이나 만기 연장을 거부하고 투자한 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실제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때도 일본계 금융사들은 한국으로 흘러간 자금을 회수해 위기 상황을 악화시킨 바 있다.

그러나 금융 보복이 현실화돼 주식이나 채권, 국내 금융사가 빌린 일본계 자금이 빠져나간다 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계 자금의 규모가 전체 외국계 자금의 10%에도 못 미치는 데다, 일본 이외에 다른 국가에서 돈을 빌리기가 어렵지 않다. 우리나라 외환보유액도 4020억 달러(약 463조5000억원)로 부족하지 않다.

다만 일본계 은행 국내지점이 국내에 직접 대출한 24조7000억원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들에게 대출 받은 기업은 갑작스레 만기 연장이 불가능해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금융당국은 일본계 자금 흐름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아직 특별한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았으나 이에 대한 대비책을 보완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으나 바로 내일부터 금융 보복이 시작될 경우 대책이 마련돼 있다"며 "다만 금융 보복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 않고, 발생하더라도 그 영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아주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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