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3대 치킨 프랜차이즈 비비큐(BBQ)가 14년 만에 신제품을 내놓고도 ‘치킨 사기극’을 벌였단 불명예를 안게 됐다. 유명 유튜버가 BBQ 신제품을 주문했더니, 그보다 가격이 싼 기존 제품이 배달됐다는 사실을 알리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14일 제너시스BBQ그룹은 지난 13일 공식 홈페이지에 띄웠던 임직원 명의의 사과문을 전면 수정하고 다시 게재했다.
문제가 된 가맹점 계약을 해지하겠다는 등에 대한 언급도 ‘본사 갑질’ 논란을 우려해 ‘원칙대로 명확하게 처리하겠’다는 완곡한 표현으로 대신했다.
소비자에게 제품을 ‘전송’했다는 단어는 회사 내부에서만 사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역시 적절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와 ‘제공’으로 교체했다.
앞서 BBQ는 1차 사과문을 통해 “일부 가맹점에서 주문 폭주 혹은 재료 조기 소진으로 소비자가 주문한 신제품이 아닌 기존 제품 ‘황금 올리브 속안심’을 일부 소비자에게 ‘전송’하는 일이 있었다”고 논란 배경을 설명했다.
여기서 신제품은 BBQ가 소비자 요청으로 14년 만에 내놓았다고 발표한 ‘황금올리브순살’이다. 기존 제품 황금올리브속안심과 사용 부위 등이 다르다. 판매가도 황금올리브순살이 2만원으로 2000원 더 비싸다.
이어 BBQ는 사과문에 해당 유튜버의 활동명을 그대로 기재하면서, “○○○님, 본사도 깜짝 놀랐습니다. 부끄럽고 죄송했다. BBQ를 사랑하는 ○○○님의 적극적인 문제제기와 지적이 없었다면 아마 본사에서는 즉시 알 수 없었고 또 바로 잡기도 어려웠을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끝으로 “시정할 기회를 줘서 정말 감사하다”며 “해당 가맹점에 대해서는 본사 차원에서 신속하게 확인해 영업정지나 계약해지 등의 원칙적인 조치를 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피해 소비자에게는 “잘못 ‘전송’받은 제품의 사진이나 영수증을 본사 홈페이지 또는 고객센터를 통해 제시하면 새 제품 교환이나 환불 처리를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BBQ의 어설픈 사과문은 소비자 분노만 되레 키우는 꼴이 됐다.
주문 제품명은 일반적으로 치킨 상자에 붙어있는 해당 매장 발급 영수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카드 결제 내역은 점포명 외에 주문 메뉴까지 확인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은 “잘못은 회사가 하고, 증명은 우리가 하냐”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사과문에서 유튜버 이름을 몇 번이나 언급하는 이유를 모르겠다”, “사과문이 아니라 협박문 아닌가요”, “유튜버가 주문한 지점 외에도 같은 사례가 여러 건 있는데 본사는 모른다는게 말이 되나” 등의 싸늘한 반응이 이어졌다.
결국 BBQ는 반나절이 채 안 돼 사과문을 고쳤다.
BBQ는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가맹점에 공지와 사전 교육 등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잘못된 서비스와 부족한 관리가 이뤄져 깊이 반성하고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이러한 문제를 조기에 발견하고 조치할 수 있도록 도와준 크리에이터에게 감사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