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A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모건 오테이거스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일본과 한국은 (미국의) 친구일 뿐 아니라 동맹"이라며 "미국과 국무부는 3국의 양자 및 3자간 관계 강화를 추구하기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공개적으로나 막후에서 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은 한·미·일 세 나라가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 세계에서 공동의 역내 도전과 우선순위에 직면하고 있다"며 "따라서 우리는 한국과 일본 양국 모두와 공개적으로나 막후에서나 계속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내달 1~3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 장관회의를 계기로 3자 회동이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 언급을 삼갔다. 대신 그는 "우리는 하루 단위로 대사관과 국무부를 통해서 한·일 양국과 소통하고 있다"며 3국 모두의 관계 강화를 위해 협력을 계속하겠다고 거듭 밝혔다.
미국 국무부의 이 같은 입장은 지금까지 한·일 관계에 개입이나 중재보다 한·미·일 3각 동맹을 강조한 원칙론에서 한 발 더 나아간 것이다. 미국 정부가 막다른 길로 치닫는 한·일 갈등에 적극적 중재를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수출규제의 부당성을 알리고 대응책을 모색하기 위해 방미 중인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미국 입장에서도 이 문제가 빨리 해결되면 좋겠다는 입장을 표명했다"며 "한·미·일 3국의 고위급 협의를 하려는 것에 한국과 미국은 적극적 입장이지만 일본 측은 아직 답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김 차장은 한·일 갈등을 둘러싸고 미국의 중재나 조정 역할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느냐는 물음에는 "코멘트 안 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김 차장은 방미 첫날인 11일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미국 상·하원의원,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만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