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9일 민간택지에 대해서도 확대 도입 예정된 아파트 분양가 상한제와 관련 고무줄 건축비 책정 관행이 사라지지 않는 한 실효성을 나타내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실련측은 이같은 문제 제기가 현재 공공택지에 대한 분양가 상한제 적용에도 터무니 없이 높은 건축비 책정으로 건설업체의 고분양가를 효과적으로 통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최승섭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팀장은 이날 경실련 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경기 과천이나 위례와 같은 공공택지에서도 분양가 상한제가 엉터리로 적용이 되는데 민간택지에서는 과연 제대로 적용이 될 수 있겠나 생각한다"면서 "지금과 같은 구조에서는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한다 해도 굉장히 고분양가가 나올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경실련 측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통한 분양가 통제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분양가 상한제를 내실 있게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를 위한 대책으로 부풀려진 기본건축비 정상화와 분양가심사위원회의 실효성 있는 운영을 꼽았다.
경실련은 현행 제도 상 분양가 산정 시 적용되는 건축비가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팀장은 "건축비 기준이 강남 재건축 수준에 맞춰져 다른 지역 같은 경우는 적정 분양가보다는 굉장히 비싼 아파트가 나올 수 밖에 없다"면서 "기본건축비를 실제 투입되는 건축비 수준으로 대폭 낮추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분양가 상한제에서 분양가는 토지 감정가, 정부가 정한 기본형 건축비와 가산비용(개별 아파트에 따라 추가된 토지 및 건축 비용)을 더해 산정된다. 이 중 기본형건축비 상한액은 3월 1일 기준 공급면적(3.3㎡)당 644만5000원 수준이다.
경실련은 기본형건축비와 건축비가산비를 고려한다면 건축비 상한액은 실질적으로 1000만원 수준이라는 판단이다. 경실련은 적정 건축비로 평당 500만원 수준을 제시하고 있다.
또한 최 팀장은 "건축비가 초과했는지만 살펴보는 형식적인 심사를 넘어 아파트가 얼마에 지어지고 얼마의 이윤이 남았는지 등 분양가가 적정한지를 실질적으로 따져야 한다"면서 각 지방자치단체의 분양가심사위원회의의 형식적인 운영도 지적했다.
분양가심사위원회의 실효성 있는 심사를 위해 명단과 회의결과 공개 뿐 아니라 회의 모두 발언 전체를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소비자들의 판단을 위해 적어도 청약 전에는 신속하고 투명하게 공개해야 함을 피력했다.
경실련은 이날 11시 서울 종로구 경실련회관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경기 과천지식정보타운 개발사업 특혜의혹을 제기했다. LH 단독으로 진행하던 과천지식정보타운 사업이 미심쩍은 방식을 통해 민간 건설사와의 공동사업으로 변경됐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이 사업의 큰 수혜자가 대우건설이라면서 대우건설은 택지매각과 아파트 분양대금 등 최대 1조3000억원의 이익을 얻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에 대해 김헌동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본부장은 "국민들에게 돌아가야 할 개발 이익을 공기업과 건설업자들이 나눠먹기로 빼간 것"이라면서 "소비자와 미래세대에 바가지를 씌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