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가부, 일본군 위안부문제 연구소 손 놨나...소장 9개월째 '공석'

2019-07-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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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연구소, 출범 3개월 만에 초대 소장 사퇴 파행...독립성·안정성 지적

文 정부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위안부 피해자 기념관 설립도 '감감무소식'


여성가족부가 산하기관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위탁 운영 중인 '일본군 위안부문제 연구소'(이하 위안부 연구소)의 소장자리를 9개월째 공석으로 두며 빈축을 사고 있다.

위안부 연구소가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 과제 중 하나임에도, 주무부처인 여가부가 초대 소장 사퇴라는 파행 이후 9개월간 연구소 재정비 방안을 내놓지 않으며 사실상 손을 놨다는 지적까지 나온다.
앞서 여가부는 지난해 8월 10일 정부 차원의 위안부 문제 연구가 필요하다는 민간단체의 요구에 따라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1년 위탁 사업 형식으로 연구소를 출범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지난해 8월 14일 충남 천안 국립 망향의 동산을 방문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 이용수(왼쪽 두번째), 곽예남 할머니(오른쪽)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연구소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문제와 관련한 각종 연구사업을 지원하고, 국내외 중요 기록물의 체계적인 발굴 및 조사, 번역, 데이터베이스(DB)화 등 기록물 및 연구결과를 집대성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됐다.

그러나 연구소 출범과 함께 초대 소장을 맡은 김창록 경북대 로스쿨 교수가 출범 3개월 만에 사퇴했다. 김 전 소장은 사퇴 이유로 위안부 연구소의 독립성과 안전성, 연구 과제 수행의 지속성 등을 문제 삼았다.

이는 위안부 연구소가 독립기관이 아닌 여가부 산하기관 내에 한 개 팀 수준, 총 4명의 인력(현재 7명) 수준으로 운영되는 점, 매년 용역계약을 맺어 예산을 지원받아야 하는 점 등의 한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진선미 여가부 장관은 지난 1월 17일 출입기자단 신년 간담회에서 위안부 연구소의 독립성을 확보하는 등 위안부 피해자 기념사업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위안부 피해자 기념사업과 관련한 여가부의 재정비 로드맵은 나오지 않고 있다.

여가부는 또한 지난해 11월 김 소장의 사퇴 이후 후임 소장을 구하지 않다가 지난 5월에서야 윤명숙 위안부 연구소 조사팀장을 소장 대행으로 임명해 사업을 수행하고 있다.

여가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여러 가지 이유로 후임소장을 구하지 않고 있다"며 "당분간 후임 소장을 뽑을 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여가부는 또 위안부 연구소와 함께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인 위안부 피해자 역사관을 내년까지 설립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이에 대한 논의도 현재 전혀 진행하지 않고 있다.

또다른 여가부 관계자는 위안부 피해자 역사관 설립 진행 상황에 관해 묻자 "종합적으로 검토하다 보니 아직 방향성이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고 답했다.

위안부 연구소 사업에 대해서는 "아카이브 기본시스템을 구축해 공개하는 등 전문가나 국민에게 가시적인 성과를 보이려면 올해 연말은 돼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그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관련 민간단체들은 정권에 무관하게 위안부 사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독립적인 위안부 연구소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도 지난해 초 위안부 연구소의 독립성 문제를 우려한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이 위안부 연구소 설립 근거를 담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념사업 등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그러나 이 법안은 계속되는 국회 파행으로 현재 계류 중이다.

이에 대해 여가부 관계자는 "위안부 연구소가 이미 출범한 만큼 향후 체계적인 연구를 위해서는 독립하는 게 맞다고 본다"며 "그러려면 법적 근거가 필요한데 어려운 점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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