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의 외교소식통은 이는 2월 말 하노이 2차 정상회담이 결렬된 지 4개월 만에 협상팀 재정비가 사실상 완료됐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에 따라 이달 중순께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 간 실무협상에서 '비건-김명길 라인'이 본격 가동될지 주목된다.
북한은 지난 6·30 '판문점 북미 정상회동' 당시 미국 측에 새로운 실무협상 대표 명단을 통보했으며, 트럼프 행정부는 신임 북측 실무협상 대표의 신원을 김명길 전 대사로 파악하고 있다고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외교소식통은 "북미가 판문점 회동에서 각자 실무협상 대표를 누구로 할지에 대해 상호통보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비건 특별대표가 계속 실무협상을 이끌 것이라고 말했으며 북측도 김혁철 전 국무위원회 대미 특별대표의 후임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가 인사들에 따르면 당시 회담장에 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북측으로부터 새로운 실무협상 대표의 이름을 전달받았다.
다만 익숙지 않은 한글 발음이어서 미국측은 회동 내용 복기 등을 통해 비건 특별대표의 새로운 협상 상대의 신원에 대한 추가 확인 작업에 들어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두 정상의 단독 회담에 폼페이오 장관과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나란히 배석한 상태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판문점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각각 대표를 지정해 포괄적인 협상과 합의를 하겠다는 점에 대해 합의했다"며 미측 실무협상 대표로는 비건 특별대표를 지명했다고 전한 뒤 "과거 상대보다 새로운 상대와 더 좋은 대화가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 전 대사는 2006∼2009년 6자회담 당시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차석대사로 회담에 참여하며 북한의 '비공식 주미대사' 역할을 했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외무성 산하 군축 평화연구소에서 근무하며 대미업무에 정통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5년 8월에는 베트남 대사로 임명돼 '하노이 핵담판' 이후 지난 4월 본국으로 돌아갔다.
구체적인 실무협상 개시는 내달 2일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지역안포럼(ARF) 계기로 시작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과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외교장관회의에 동반 참석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 기간 맞춰 양측 실무협상 대표도 방콕에 건너올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