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과 취객이 타다를 타고 장거리를 이동할 경우 곤욕을 치를 수도 있다. 지난 2일 새벽 직장인 김모 씨(가명)는 타다를 이용하고 황당한 경험을 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서 인천 연수구 송도동까지 타다를 타고 이동했는데, 무려 18만3000원이 청구됐기 때문이다. 총 이동거리는 91.85km에 달했다. 같은 구간을 택시를 타고 이동할 경우 고속도로 통행료를 감안하더라도 보통 6만원 정도만 청구된다. 이동거리도 50km에 불과하다. 택시요금의 3배에 달하는 과도한 요금이 청구된 것이다. 타다의 요금체계가 택시보다 조금 높게 잡혀있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이해하기 힘들다는 지적이다.
업계에선 기술과 시스템에 대한 타다의 지나친 의존이 이러한 문제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타다 드라이버는 택시 기사처럼 목적지를 향해 가는 방법을 직접 정할 수 없다. 타다 드라이버 앱에 내비게이션이 알려주는 대로 이동해야 한다. 실제 도로 상황과 내비게이션이 일치하지 않으면 언제든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구조다.
실제로 이번 문제는 내비게이션이 버스 등 대형 차량이 이동하는 경로로 길을 안내하면서 일어났다. 타다 베이직에 이용되는 11인승 카니발은 대형 차량으로 분류되어 내비게이션이 되도록 고속도로 등 큰 길로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번 김모 씨의 문제에도 양재대로, 강남순환도시고속도로, 광명역 등을 거쳐 송도로 가는 최단 경로 대신 올림픽대로, 인천국제공항고속도로, 인천대교 등 무조건 큰 길로 가라는 내비게이션의 안내가 있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설령 드라이버가 내비게이션 안내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파악하더라도 이를 승객에게 알려야할 의무도 없다. 타다 드라이버는 승객 수가 곧 수입으로 직결되는 택시와 달리 일정 시간 동안 근무하고 이에 따른 수당만 받는다. 내비게이션이 안내하는 대로 기계처럼 움직이며 수동적인 근무 형태를 보일 수밖에 없다. 시스템에 구멍이 있고, 이를 관리해야 할 사람도 무관심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타다를 운영하는 브이씨앤씨(VCNC)는 과도하게 청구된 김모 씨의 요금을 환불해주고, 재발 방지를 약속하는 등 빠른 진화에 나섰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러한 문제가 재발되는 것을 막으려면 합리적인 구조의 내비게이션 시스템을 도입하고, 이동 경로 선택에도 드라이버의 재량권을 추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하루 빨리 우버 등이 도입한 이동경로 확인 기능도 타다 앱에 추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드라이버 관리 소홀도 도마에 오르고 있다. 2일 조선일보 보도에 따르면, 일부 타다 드라이버들이 모바일 채팅방을 통해 만취한 여성 승객의 잠든 모습을 몰래 촬영해서 공유하고 성희롱 발언을 주고받았다. 여성 승객의 외모를 평가하고 비하하기도 했다. 타다를 여성도 안심하고 탈 수 있는 프리미엄 이동수단이라고 홍보한 것과 정반대되는 상황이다.
업계에선 타다의 드라이버 인성 검증 절차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1년 이상 무사고, 적성 검사 후 신원조회와 16시간 이상의 교육을 거쳐야 기사로 등록되는 택시와 달리 타다는 외부 업체의 간단한 면접만 통과하면 드라이버로 등록할 수 있다. 현재 타다에 등록된 드라이버는 1만 6000여명이고, 이 중 한 차례 이상 운행에 나선 인력은 4300여명 수준이다.
VCNC는 사과문을 내고 "최근 한 타다 드라이버가 불특정 다수가 참여한 채팅방에서 특정 이용자에게 상처와 피해를 줄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부적절한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잘못된 일이 일어났다. 진심으로 깊은 사과를 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드라이버는 즉각 계약해제 조치 됐으며 법적인 조치도 검토하겠다. 앞으로 드라이버 대행사와의 협조해 드라이버 전원을 대상으로 관련 교육을 강화하고 이용자 안전과 보호를 최우선으로 하는 등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