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 G20 정상회의를 마친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오후 나란히 한국에 도착했다. 두 정상은 이날 만찬을 통해 몸 풀기를 한 뒤 30일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비롯해 양국간 현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29일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DMZ(비무장지대)회동’을 깜짝 제안하면서 이번 방한기간 북·미 혹은 남·북·미 정상이 극적 만남을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또 한반도 비핵화 논의를 비롯해 주한 미군의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 다양한 의제가 다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 취임 이후 두 번째 한국을 찾아 문재인 대통령과 8번째 한미정상회담을 갖는다. 지난 4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가진 한미정상회담 이후 80일만에 개최되는 셈이다.
이번 회담의 핵심 의제는 한반도 비핵화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이 야마모토 국무부 한국과장은 트럼프 방한에 앞서 “북한의 비핵화 협상 문제가 한·미의 가장 중요한 이슈이며, 이 문제가 이번 한·미 정상회담의 ‘넘버 원’ 주제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한 바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김정은 위원장을 DMZ로 즉석 초청하면서 북·미 정상 간의 만남이 추진될지 최대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DMZ에서 역사적인 만남을 이룰지, 만난다면 악수·포옹 등 어떤 깜짝 쇼를 연출할지, 또 만남이 불발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7시 40분 청와대 상춘재에서 사전환담을 갖고, 오후 7시 45분 같은 장소에서 친교만찬을 연 뒤 이튿날 오전 11시부터 정상회담에 돌입한다. 두 정상은 오전 11시 55분 확대회담 겸 업무오찬을 한 뒤 오후 1시 한반도 비핵화 등 주요 사안에 대해 합의된 입장을 담은 공동기자회견을 연다.
이를 고려할 때 트럼프 대통령의 DMZ방문은 30일 오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상간의 만남은 경호·의전 차원에서 상당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여러 변수가 존재한다. 다만 정식 정상회담이 아닌 약식만남인 만큼 의제 조율에 대한 부담감이 없어 다양한 형태로 만남이 추진될 수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한 외교 소식통은 “이번 만남이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는 획기적인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다만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북·미 간 입장차이가 워낙 커 유의미한 합의는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재선에 목마른 트럼프···한·미 정상회담서 다룰 이슈는?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동맹을 강조할 때마다 방위비 분담금 문제와 무역수지 개선 등을 요구해왔다. 때문에 이번 정상회담에서 역시 이를 거론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 한 소식통은 “내년 대선 출마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위비 분담금 인상과 무역수지 적자 개선은 빼놓을 수 없는 이슈”리고 전했다.
앞서 조이 야마모토 미 국무부 한국과장도 “미국 정부가 세계적으로 방위비 분담 정책을 재검토하고 있다”며 “주한 미군에 대한 한국의 추가 분담금을 요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실제 한·미는 지난 4월 주한 미군 방위비를 지난해보다 8.2% 인상한 1조389억원에 합의했다.
미국의 무역수지 개선 등도 중요 의제다. 한국의 무역수지 흑자 가운데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달한다.
최근 자동차·자동차부품·무선통신기기·철강판 등의 대미수출이 줄면서 흑자폭이 다소 줄고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을 최우선 목표로 하고 있는 만큼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국과의 무역수지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