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새우등' 폭스콘, ​중국서 해외로 애플 생산기지 이전 시사

2019-06-12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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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제품 제작·조립…매출 상당부분 애플에 의존

美 추가관세 대상 휴대폰 포함...애플·폭스콘 타격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일로를 걷자 폭스콘(훙하이정밀공업)이 이를 피해 중국 내 애플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길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아이폰을 비롯한 애플의 주요 제품을 조립·생산하는 폭스콘이 필요하면 중국 내 애플 제품 생산기지를 해외로 이전할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고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류양웨이(劉揚偉) 폭스콘 반도체 부문 대표이사는 전날 열린 투자자 콘퍼런스에서 "애플이 관세 부담을 피하기 위해 생산라인 이전을 요구할 경우 이를 수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류 이사는 "회사는 고객의 요구에 따라 전 세계 공장에서 생산을 확대할 수 있다"면서 "회사의 생산라인 25%는 중국 밖에 있다"고 밝혔다.

신커지 등 중국 현지 언론은 류 이사가 이날 애플로부터 생산기지를 이전해달라는 요구를 받았냐는 질문에 명확하게 대답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하지만 폭스콘이 조만간 애플 제품 생산기지를 중국이 아닌 해외로 옮길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사진=폭스콘 홈페이지]


폭스콘의 모그룹인 훙하이정밀공업은 세계 최대 전자제품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기업이다. 매출 상당 부분을 애플에 의존하고 있다. 주요 사업장이 중국 본토에 있어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기업으로 꼽힌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최근 벼르고 있는 대중 추가 관세 대상에 휴대전화도 포함돼 있어 지금까지 관세부과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애플의 타격도 불가피하다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연간 2500억 달러(약 295조3750억원)의 중국산 수입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나머지 3000억 달러 이상의 중국산 제품에도 폭탄관세 부과를 위협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아이폰 등 애플 제품 불매운동 조짐이 일고 있어, 애플은 물론 폭스콘도 큰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궈타이밍(郭臺銘) 폭스콘 회장은 미·중 무역전쟁 여파를 줄이기 위해 중국에서 대만 가오슝(高雄)으로 생산라인을 이전하겠다는 의향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궈 회장의 이같은 조치는 미·중 무역협상에 전운이 드리우자 이로 인한 타격을 가급적 피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홍콩 명보는 폭스콘의 이전은 세계 공급망에 상당히 큰 파급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대만 중앙통신사에 따르면 미·중 무역전쟁이 격화되면서 폭스콘은 최근 이와 관련된 대응팀을 꾸리고 24시간 상황을 주시하는등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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