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착적인 사랑의 대상으로부터 거절당하자 애정이 극도의 증오감으로 변질되면서 저질러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고유정이 가지고 있던 성격상의 문제 역시 범죄의 원인이 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겉으로는 평온하게 살아왔지만 마음 속 문제를 안고 있었는데 전 남편에 대한의 강렬한 감정과 애착이 거절당하고 이혼으로 귀결되게 되자 그 대한 배신감이 생겨났다는 것이다.
여기에 전 남편과 면접교섭권 소송이 이어지면서 새로운 애착의 대상이 된 재혼 가정이 흔들릴 상황이 되자 극단적인 범죄를 저지르게 됐다는 것이다.
전문가들 뿐만 아니라 경찰들도 고유정의 범행이 계획적이라는 것에는 대체로 동의한다. 또한, 범인이 전 남편의 시신을 작게 분해해 곳곳에 뿌린 것에 대해서는 ‘세상에서 그 존재를 지워버리려 한 행동’이라고 보고 있다.
그 정도 잔인하고 냉정하며 담담한 범행을 이어가려면 극단적인 증오 외에 다른 성격적 결함을 가지지 않고는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고유정이 사이코 패스인지에 대해서는 시각이 조금씩 갈린다.
또한 이런 사건 유형에서 피해자들이 애착의 대상이었던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불행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은 것에 대한 분노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
배 교수는 또 고유정이 전 남편에게 폭력적인 모습을 보이고 면접교섭권 소송과정에서도 극도의 분노를 표출했다는 점을 들어 자신을 버린 전 남편과 지속적으로 만날 수 밖에 없는 상황이 견디기 힘든 분노와 증오로 이어졌을 것이라는 견해도 내놓았다.
분노의 대상과 완전히 인연이 끊고 싶었는데 그럴 수 없게 된 것이 분노를 키웠다는 것이다.
아울러 배 교수는 “사이코패스의 95%는 평온하게 살펴 5%만이 범죄와 연관된 삶을 산다”면서 “평온하게 살아온 고유정이 어느 날 갑자기 범행을 하게 된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석달 전 의붓아들이 갑자기 숨진 것과 이번 범죄가 어떤 연관이 있을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고유정이 성격상 문제나 장애가 있을 수 있지만 사이코패스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경기대 범죄심리학과 이수정 교수는 11일 한 방송에 출현해 전 남편과 6년간의 연애 끝에 결혼했고 정상적인 직장생활을 했다는 점을 들며 “사이코패스는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면접교섭권 소송에서 극도의 분노를 표출한 것 역시 사이코패스의 행동이 아니라 성격장애가 있는 사람의 행동이라고 봤다.
다만 이 교수도 전 남편에 대한 집착과 이혼이 범죄의 단초가 됐을 것이라는 동의했다.
이 교수는 “첫 남편에 대해 극도의 집착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런 사람들은 폭력적인 성향을 보이면서도 남편에게 사랑받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의 기대와 다른 결혼생활이 이어지자 폭력적인 성향을 보였고 이혼까지 가게 됐다”면서 “그 이혼이 모든 불행의 시작으로 생각하게 됐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경찰은 고유정이 자신보다 훨씬 체격이 큰 남편을 어떻게 혼자 살해할 수 있는 지에 대해 여러가지 가능성을 두고 수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피해자의 혈흔에서 수면제인 졸피뎀 성분을 확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