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경상수지가 7년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상품수출이 줄어든 데다가 외국인 투자자 배당이 집중된 탓이다.
올해 1분기 경제가 역성장(-0.4%)한 데 이어 2분기 첫 달인 4월 들어 경상수지까지 적자로 돌아서자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점이 드러난 것 아니냐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선 것은 2012년 4월 이후 84개월 만이다. 당시 유럽연합(EU)과의 수출이 줄면서 경상수지가 적자로 돌아섰다.
특히 상품수지의 흑자폭이 줄어든 게 4월 경상수지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이다. 상품수지 흑자규모는 전년동월 96.2억 달러에서 56.7억 달러로 39.5억 달러 줄었다.
한은은 "반도체 단가 하락, 세계 교역량이 부진이 수출 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경제당국은 4월 경상 적자를 어느 정도 예견하고 그 의미를 확대해석할 필요가 없다고 미리부터 당부해 왔다. 월별로 보면 경상수지 기복이 심한데, 4월의 경우 배당금 지급과 관광 성수기 등 계절 요인이 크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4월 경상수지 적자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것이라는 당국의 진단에 동의하면서도 경제 심리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은 올해 경상수지가 665억달러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했지만 전망치 달성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1~4월 누적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105억8000만 달러다. 상반기 전망치(245억달러)를 달성하려면 5~6월에 약 140억 달러의 경상수지 흑자를 내야 하는데 그럴 확률은 사실상 희박하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무역수지는 22억7000만 달러로 전년동월대비 63.5% 급감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경제지표들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경상수지까지 적자를 보이면서 경기둔화 신호가 더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