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이 무엇인지 일찌감치 깨달았어요. 어릴 적 집에 가니 곳곳에 빨간 딱지를 붙여 놓았더라고요. 도리어 그때부터 생활력이 강해졌죠."
존 리 메리츠자산운용 대표는 이처럼 청소년기를 떠올렸다. 그는 5일 본지와 만나 "아버지가 사업에 실패하는 바람에 돈이 중요하다는 생각을 일찍 가졌다"며 "그때가 열세살쯤 됐었다"고 말했다.
존 리 대표는 20여년 동안 미국 월가에서 일했다. 그곳에서 우리나라 주식에 투자하는 뮤추얼펀드를 세계에서 처음 내놓기도 했다. 바로 '더 코리아 펀드'다.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청소년 금융 이해도를 크게 걱정한다. 존 리 대표는 "비싼 커피값을 아무런 거리낌없이 낸다"며 "비싼 화장품, 명품 가방, 외제차를 사고 나서 할부금에 허덕인다"고 지적했다. 그는 1만원, 2만원쯤 별거 아니라는 생각부터 버려야 한다고 말한다. 습관적인 낭비만 없애도 부자가 될 수 있다는 거다. 존 리 대표는 "하루 커피값 1만원만 아껴도, 그런 돈만 투자금으로 활용해도 큰 부를 쌓을 수 있다"고 했다.
주식투자는 어려서부터 해야 한다. 그래야 복리가 주는 경이로움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주식투자는 부모로부터 받은 용돈만으로도 얼마든지 가능하다.
다만, 주식을 자주 사고파는 것은 금물이다. 존 리 대표는 "금융이 발달한 나라일수록 주식을 자주 사고팔지 않는다"며 "우리나라에서는 정보홍수 탓인지 자주 사고팔아야 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많다"고 꼬집었다. 그는 "주식 회전율이 연간 1000%를 넘어선다는 얘기도 들었다"며 "투기일 뿐 정상적인 투자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청소년이 빚내서 주식을 사고팔 이유는 없을 거다. 존 리 대표는 "신용카드를 없애고, 차를 사는 시기를 늦추고, 불필요한 소비를 줄이면 누구나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을 가질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어차피 부자가 못 될 바에야 지금 쓰자는 생각을 가진 젊은이도 많다"며 "누구나 어릴 때부터 주식에 투자한다면 부자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