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MCP)에 따르면 최근 글로벌 애널리스트들은 “TSMC가 화웨이에 계속 반도체를 공급하기로 하면서 이익을 볼 것”이라며 “올해 2분기 TSMC 매출은 전 분기보다 7% 늘어난 76억 달러(약 8조9900억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TSMC는 화웨이의 반도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하이쓰·海思)이 설계한 16나노미터(nm), 12nm, 7nm 칩을 위탁 생산해왔다. 하이실리콘이 반도체 설계, 개발만 전문으로 하는만큼, 그동안 관련 생산은 TSMC와 영국 반도체 설계업체 ARM에 의존해온 것. 그러나 최근 ARM이 화웨이와 거래 중단을 선언하면서 생산에 필요한 모든 물량이 TSMC에게로 돌아가게 됐다.
한 애널리스트는 “TSMC가 하이실리콘에 지속적으로 칩을 공급하는 상황에서 (ARM이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면서) 수요가 늘어났기 때문에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지난달 16일 미국 상무부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명령에 따라 화웨이와 68개 계열사를 수출제한 대상 기업 명단에 올렸다. 이에 따라 미국 반도체업체인 인텔, 퀄컴, 브로드컴 등과 영국 ARM이 잇달아 화웨이와 거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도 TSMC가 화웨이와 거래를 유지하기로 한 것은 반도체 주요시장인 스마트폰과 자동차 전장 부문에서 중국은 포기할 수 없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화웨이는 TSMC의 3대 고객사 중 하나다. 대만 언론 보도에 따르면 올 1분기 TSMC 전체 매출의 11%가 화웨이로부터 나왔다.
또, 설계와 기술 개발을 배제하고 팹(FAB·공장)을 통한 반도체 생산에 치중하는 파운드리 업체 특성상 다수 업체들의 기밀과 품질 완성도의 무기를 손에 쥐고 있다. TSMC와 협력을 맺고 있는 다른 미국 업체들이 TSMC와 관계를 끊고 다른 파운드리 업체로 교체하는 것이 쉽지 않아 미국의 보복 등으로 인한 타격이 적다는 의미다.
지난달 24일 TSMC 측은 화웨이와 거래를 계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선 미국 원천기술 등의 시장 가치가 제품 전체의 25%를 넘어야 금수 대상에 포함되는데 TSMC는 이에 부합하지 않는다”며 "미국 유수 로펌의 철저한 조사와 검토 결과 우리 제품의 출하를 바꿀 필요는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