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언론 “美 방해 없다면 亞 안전”…샹그릴라 대화 '장외전'

2019-06-0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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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중국해 둘러싼 미·중 갈등 격화

환구시보, 미국과 대만 밀착 비난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펼쳐진 미국과 중국의 군사 공방이 '장외전'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중국 관영언론이 회의에서 언급된 남중국해 문제와 관련 미국의 태도를 지적하고, 미국과 대만의 밀착에 경계심을 표하고 있는 것. 

3일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아시아의 안전을 위해선 미국이 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는 제목의 사평을 내고, 샹그릴라 대화에서 촉발된 미국과의 신경전을 이어갔다.

사평은 먼저 샹그릴라 대화에 참석한 패트릭 섀너핸 미국 국방부 장관대행이 본회의 연설을 펼친 날, 미국 국방부가 인도-태평양(인·태)전략 보고서’를 발표한 것에 주목했다.

사평은 “섀너핸 장관대행의 어조는 부드러웠고, 표현은 절제됐지만 분명 중국을 겨냥한 것”이라며 “일부 전문가들은 그의 발언이 구체적이고, 직접적이었으며 기조가 강경해 중국의 아시아 위협론을 지나치게 과장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웨이펑허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 부장 [사진=로이터]

섀너핸 장관대행은 1일(현지시간) 본회의 연설에서 “인도·태평양 지역 국가들에게 장기적 측면에서 큰 위협이 되는 것은 규칙에 기초한 국제 질서를 지키지 않고 이를 망치려는 세력들”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누구도 인도·태평양 지역을 지배할 수 없고 지배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직접 중국을 지칭하진 않았지만, 아시아의 불안정한 정세를 중국 탓으로 돌린 것이다.

사평은 “셰너핸 장관 대행의 연설을 충분히 이해하려면 미국이 같은 날 발표한 인·태전략 보고서를 결합해야 한다”며 “이 보고서는 중국을 인·태 전략의 타깃으로 삼고, 중국을 비난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해당 보고서는 “중국 공산당 휘하의 중국은 법치에 기반한 질서의 혜택은 만끽하면서도 그 가치와 원칙은 훼손하고 있다”며 중국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또 중국 내 소수민족 탄압을 적시하며 “깊은 우려를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사평은 “미국은 남중국해 주변 국가들을 부추겨 중국을 경계하고, 대만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특히 대만과 미국의 밀착을 강하게 비판했다.

올 들어 미국이 대만과 중국 사이의 대만해협에 자국 함정을 파견해 수차례 '항행의 자유 작전'을 펼친 것과, 미국 연방 하원이 '2019 대만보증법안'을 승인한 것을 거론하면서 “이는 대만에게 위험한 일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미국 하원이 승인한 대만보증법안은 미국이 지난 1979년 중국과 수교하면서 외교관계를 단절한 대만에 무기와 전술 제공, 방위를 보장하겠다고 한 ‘대만관계법’을 강화한다는 내용이다.

사평은 웨이펑허(魏鳳和) 중국 국무위원 겸 국방부 부장의 발언도 다시 강조했다. 웨이 부장은 샹그릴라 대화 본회의 연설을 통해 "남중국해 상황은 전반적으로 안정적이고 긍정적"이라며 "일부 외부 지역에서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만에 대해서는 "누구라도 중국으로부터 대만을 쪼개려 한다면 중국군은 싸울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사평은 “웨이 부장의 발언은 정확하고 일관되다”며 “하나의 중국은 중국의 확고한 원칙일 뿐 아니라 단호한 실천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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