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실제 진료를 받지 못한 ‘미충족치료필요율’은 경제상태가 ‘하’인 집단이 ‘상’보다 절반 이상 낮았다.
보건복지부가 2일 발표한 ‘2018년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12세 아동 절반 이상인 56.4%는 영구치 충치를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세 아동이 경험한 평균 충치는 1.84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평균(1.2개)보다 많았다. 미국(0.4개)과 일본(0.8개) 등과 비교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치아 면에 있는 좁은 틈을 메꾸어 충치를 예방하는 시술인 ‘치아홈메우기’는 12세 아동의 60%가 받았다. 치료받은 영구치수는 평균 2.34개다. 치아홈메우기를 받은 아이들은 2006년엔 34%에 불과했지만, 2012년부터는 6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잇몸건강을 알 수 있는 ‘치은탐침검사 시 출혈’은 12세 아동의 12.1%에서 확인됐다. ‘치은탐침검사’는 탐침을 잇몸에 삽입해 색이나 붓기 정도를 확인해 염증상태를 측정하는 것을 말한다. 치은탐침검사 시 출혈은 2000년 26.9%에서 지난해 절반 이상 줄었다. 치석 보유 비율 역시 2000년 26.8%에서 지난해 6.6%로 크게 감소했다.
12세 아동이 최근 1년 간 치과진료를 받은 비율은 71%로 조사됐다. 치과진료가 필요하다고 생각함에도 진료를 받지 못한 ‘미충족치료필요율’은 15%로 집계됐다.
미충족치료필요율은 12세 아동의 경제상태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경제상태가 ‘하’일수록 △영구치 우식 △치면열구전색 보유 △치주건강 등 조사한 모든 지표에서 구강건강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다.
경제상태가 ‘하’인 집단의 주관적 구강건강인식(긍정)은 30.5%로 나타났다. 반면, 경제상태가 상대적으로 좋은 ‘상’ 집단 아이들의 절반 이상(51.4%)은 본인의 구강상태가 좋다고 느꼈다. 최근 1년간 미충족치료필요율도 상-하 집단 간 차이가 두배(12.5%-25.3%) 넘게 났다. 복지부 관계자는 “경제상태가 ‘하’인 집단에서 치아와 치주건강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았고, 치아홈메우기 보유율과 치과의료 이용 접근성도 낮아 개선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복지부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아이들이 평생 건강한 치아를 유지할 수 있도록 영구치가 완성되는 12세 전후에 구강검진 및 교육, 예방진료 등을 실시하는 ‘아동 치과주치의 제도’를 도입할 예정이다.
권준욱 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아동구강건강실태조사는 우리나라 구강보건실태와 지역 간 구강건강격차를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사업으로, 향후 구강보건정책, 구강보건사업 및 연구분야 등에서의 다양한 활용이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