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의회, 쿠르츠 총리 불신임안 가결

2019-05-28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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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르츠 총리, 前연정 파트너 이비자 스캔들에 발목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가 물러났다. 오스트리아 연방 하원이 27일(현지시간) 총리에 대한 불신임안을 가결하면서다. 올해 9월로 예정된 총선까지 임시 내각 체제로 운영되면서 오스트리아의 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BBC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트리아 하원은 특별 회기를 소집해 쿠르츠 총리에 대한 불신임 투표를 진행, 최종 가결했다. 쿠르츠 총리의 전 연립정부 파트너였던 극우 성향 자유당(FPO)와 제1야당 사회민주당(SPO) 모두 불신임안을 지지했다.

26일 유럽의회 선거에서 쿠르츠 총리가 이끄는 우파 국민당이 35%를 득표해 가장 많은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지만, 그의 총리직을 구해내진 못했다.

2017년 총선에서 국민당을 제1당으로 올려놓으면서 화려한 조명을 받았던 쿠르츠 총리는 연정 파트너였던 자유당 당수의 ‘이비자 스캔들'에 발목이 잡혔다. 

이달 초 공개된 영상에서 자유당 당수 하이튼 크리스트안 슈트라헤 전 부총리가 스페인 이비자섬에서 만난 러시아 재벌 조카라는 여성에게 정부 사업권과 재정적 후원을 맞바꾸자는 제안을 하는 모습이 담긴 것. 2017년 총선 전 찍힌 것으로 알려진 이 영상은 오스트리아 정계를 소용돌이로 몰아넣었다.

이후 슈트라헤 전 부총리가 부총리직과 자유당 당수직에서 모두 물러났지만, 쿠르츠 총리는 한발 더 나아가 자유당과의 연정을 해산하기로 결정했다. 또 외무장관을 제외하고 자유당이 갖고 있던 장관직을 모두 해임할 것을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에게 건의했고, 대통령은 이를 수용했다. 

그러나 전통적으로 국민당의 연정 파트너였던 사민당은 쿠르츠 총리가 애초 슈트라헤 전 부총리를 기용했다는 책임을 물어 의회에 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했고, 쿠르츠 총리의 변심에 분노한 자유당이 이를 지지했다. 오스트리아에서 총리가 의회의 불신임안 가결로 물러난 것은 전후 처음이다.

앞으로 판데어벨렌 대통령은 전문가들로 구성한 과도 내각을 꾸리게 된다. 일단 대통령은 하트르비히 뢰거 부총리를 임시 총리로 지명하고 과도 내각이 구성될 때까지 일부 장관들에게 자리를 지킬 것을 당부했다.

 

제바스티안 쿠르츠 오스트리아 총리[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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