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등 외신에 따르면 1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제1당인 우파 국민당을 이끄는 제바스티안 쿠르츠 총리는 기자회견을 통해 "극우 자유당과의 연정을 파기하고 조기총선을 치르겠다"며 "알렉산더 판데어벨렌 대통령에게 총선 날짜를 잡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같은 입장은 부정 스캔들에 휘말려 사퇴 압박을 받아온 하인츠 크리스티안 슈트라헤 오스트리아 부총리가 사임한 뒤 나온 것이다. 그간 인종차별적 발언 등으로 물의를 빚은 극우 자유당과 거리를 두고 있던 상태에서 스캔들까지 벌어지자 연정을 포기하는 게 낫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슈트라헤 부총리가 2년 전 스페인 이비사섬에서 한 여성과 대화하는 장면이 촬영된 동영상이 공개되면서 오스트리아 정계가 혼란에 빠졌다. 영상에서 이 여성에게 추파를 던지는 듯한 모습은 물론 정치적 후원과 정부 사업권의 맞바꾸기를 약속하는 듯한 모습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다.
당초 슈트라헤 부총리는 노르베르트 호퍼 교통장관이 차기 부총리직와 자유당 대표를 맡게 될 것으로 내다봤으나 쿠르츠 총리가 조기총선을 결의하면서 물거품이 됐다.
자유당은 1950년대 나치 부역자들이 만든 비주류 정당이었으나 2017년 총선에서 제3당으로 도약한 뒤 같은 해 12월 제1당인 국민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했다. 조기총선은 올 가을께 개최될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오스트리아가 EU와 러시아와의 가교 역할을 해왔던 만큼 오스트리아의 외교 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있을 것으로 보인다.
23~26일 예정돼 있는 유럽 의회 선거도 문제다. 의회 선거를 불과 며칠 앞두고 이번 사태가 벌어지면서 의회 선거에도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EU의 주류 세력으로 자리매김하고자 했던 유럽 내 극우·포퓰리즘 정당들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