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우리은행은 펀드 판매잔고 19조5280억원을 기록, KB국민은행을 제치고 시중은행 1위 판매사로 올랐다.
국민은행은 2015년 말 은행권 처음으로 판매잔고 20조원를 넘어서며 독주하는 듯했지만 2016년부터 3년째 19조원에서 맴돌고 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판매잔고가 성장과 하락을 반복하는 '널뛰기 현상'을 보였다.
선두업체의 성장이 정체된 동안 우리은행은 조용히 잔고를 늘렸다. 우리은행의 펀드 판매잔고는 2014년 12월 11조8858억원 수준이었지만, 4년 동안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실제로 국민·신한·하나은행이 채권에 투자한 금액은 1조7507억~2조8311억원(3월 말 기준) 수준인 반면, 우리은행은 이들 은행보다 최대 3배 많은 8조원이 채권에 쏠렸다.
여기에 투자자 수요에 맞춰 사모펀드로 재편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나 해외 주식형 공모펀드 대신 중위험·중수익의 사모펀드로 자금이 옮겨가고 있는데, 우리은행이 선제적으로 사모펀드 판매에 힘을 쏟은 것이다.
우리은행의 사모펀드 판매액은 12조3191억원으로 전체 판매액에서 37%를 차지한다. KB국민은행(25.9%), 신한은행(24.6%), KEB하나은행(23.4%)과 비교하면 10% 포인트 이상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이 막강한 판매채널이나 계열사 없이 꾸준히 두 자릿수 성장을 지속한 것은 사모펀드 위주의 판매에 집중한 덕분"이라며 "당장은 아니더라도 앞으로 은행과의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계열사가 탄탄히 받쳐준다면 성장에 속도가 붙을 것"이라고 말했다.